취미. 기타/반지의 제왕을 소환하다

(30) 달인 ● 장인 ● 고수 그리고 AI

간천(澗泉) naganchun 2020. 4. 7. 08:36

2020 ‘내가 쓰고 싶은 특집’ ‘반지의 제왕’을 소환하다

(30) 달인 장인 고수 그리고 AI





J. R. R. 톨킨의 ‘반지의 제왕’에는 난쟁이 요정 ‘김리’가 나온다. J. R. R. 톨킨의 가공 세계인 가운데 땅에서의 난쟁이는 키가 작은 강건한 종족이다. 그들은 대장장이나 석공을 직업으로 하고 있으며, 그들이 만들어 내는 작품은 매우 뛰어난 것이 많다고 한다.


글로인의 아들 김리는 반지와 함께 출발한 아홉 원정 대원 중 하나이며 반지 전쟁 내내 엘레사르 왕과 동행하여 큰 명성을 얻었다.

사우론이 파멸한 뒤 김리는 에레보르 땅에 있던 난쟁이 족 일부를 데리고 남쪽으로 자리를 옮겨 찬란한 동굴의 영주가 되었다. 그와 그의 백성들은 곤도르와 로한에 큰 업적을 남겼다. 그들은 미스릴과 강철로 마술사 왕이 파괴한 미나스 티리스의 성문을 다시 주조했던 것이다. 그의 친구 레골라스 역시 초록숲에서 요정들을 데리고 남하하여 이실리엔에 정착했다. 덕분에 이실리엔은 서부의 모든 숲 가운데서 가장 아름다운 삼림지가 되었다. <반지의 제왕 4권 p. 327 부록 중에서>


요정과 난쟁이는 나란히 미나스 티리스 안으로 들어갔는데, 그들이 지나가는 것을 본 사람들은 다들 신기한 눈으로 그 광경을 쳐다보았다. 인간의 척도로 잴 수 없을 만큼 얼굴이 아름다운 레골라스가 아침빛 속을 걸어가며 맑은 목소리로 요정의 노래를 부르는 옆에 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김리가 활보하고 있었던 것이다. 김리는 성벽을 보며 말했다.

이곳엔 그럴싸한 석조물들이 좀 있는 편이로군. 하지만 솜씨가 떨어지는 것들도 있고, 거리는 좀 더 손을 대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아라고른이 이곳에서 왕위에 오르면 산의 석공들을 써보라고 제안해야겠어. 그러면 이 도시를 아주 훌륭하게 만들 수 있을 거야. <반지의 제왕 5권p. 213>


AI, 즉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은 컴퓨터에서 인간과 같이 사고하고 생각하고 학습하고 판단하는 논리적인 방식을 사용하는 인간지능을 본 딴 고급 컴퓨터프로그램을 말한다. 즉 달인이다. 빅데이터를 가지고 딥러닝(심층학습)을 해서 인간이 해내기 힘든 일들을 쉽고 신속하게 처리해낸다.


딥러닝은 어쩌면 달인이 되는 것이고 장인이 되는 것이고 고수가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장인들은 수많은 시간동안 인내를 하고 견디고 익히면서 어떤 경지에 이르게 된다. 무엇을 만드는 경우, 아무도 따라하기 힘든 품질이 아주 좋은 것을 만드는 장인들의 경우 수많은 시행착오와 반복작업을 통해서 나름 납득할 수 있는 것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이다.


장인이나 명인들은 AI를 능가한다. 그 손과 몸과 마음으로 익힌 솜씨와 견딤의 시간이 AI가 빅데이터에 기반해서 기계학습을 하고 심층학습을 해서 결과물을 내놓는 것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 장인이 뛰어난 것은 손의 익힘이 더해지는 것이다. 매번 똑같은 것을 만든다 해도 똑같지 않은 오리지널 작품을 만들어내는 장인들의 솜씨 비결을 어떤 컴퓨터가 해석해 낼 수 있을 것인가.


인간은 인간이 하기 힘든 것을 위해서 인공지능을 만들었는데, 인간과 같이 사고하고 생각하고 학습하고 판단한다는 것은 인간을 뛰어넘을 수 있을 지 몰라도, 시간과 수고와 정성과 땀방울로 이루어진 장인이나 달인이나 고수의 그 능력은 어떤 AI가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