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 기타/반지의 제왕을 소환하다

(29) 거울과 상춘 (賞春)

간천(澗泉) naganchun 2020. 4. 1. 07:14

2020 ‘내가 쓰고 싶은 특집’ ‘반지의 제왕’을 소환하다

(29) 거울과 상춘 (賞春)



이것이 갈라드리엘의 거울이에요

나는 이 거울에 많은 것들을 보여 달라고 명령할 수 있답니다. 어떤 분들에겐 보기를 원하는 것을 보여드릴 수도 있죠. 하지만 거울은 우리가 청하지 않은 것도 보여줄 거예요. 때로는 우리가 보고자 했던 것보다 더 이상하고 유익한 광경도 볼 수 있답니다. 거울의 뜻에 맡길 경우에는 무엇을 보게 될지 알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 거울은 과거의 일과 현재의 일, 때로는 미래의 일도 보여주니까요. 그렇지만 아무리 지혜로운 이라도 이 거울 속에서 무엇을 보게 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한번 보시겠어요? <반지의 제왕 2권 p. 231>


거울은 빛의 반사를 이용하여 물체의 모습을 비추는 도구이다. 고요한 수면에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 보는 물거울이 그 시작이었다고 한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거울은 표면이 편평한 유리판 뒷면에 수은(水銀)을 바르고, 그 위에 습기를 막기 위하여 연단(鉛丹)을 칠한 것이다. 

 

그 거울은 많은 일들을 보여주는데 그중에는 미래에 벌어질 일도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요. 어떤 일들은 거울에서 영상을 본 사람들이 그 일들을 저지하기 위해 진로를 바꾸지 않는 한 아예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어요. 이 거울을 보고 지침을 삼는 것은 위험한 일이에요. <반지의 제왕 2권 p. 233>


거울에 비치는 것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지, 있지도 않은데 원한다고 해서 자신이 보고 싶은 것을 나타내주지는 않는다. 그런데 마치 거울이 무슨 보물 상자나 되는 양, 소원을 들어달라고 조른다. 눈을 감고 빈다.


거울은 눈을 뜨고 똑바로 나를 보아야 내가 보인다. 내가 지금 어떤 모습인지, 그리고 내가 어떤 상태로 되고 싶은지를 생각해야 한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내가 스스로 생각해야 할 일이지 거울이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하고 방향을 지시해주는 것은 아니다. 실제 거울을 보면서 내 마음 속 거울을 따라서 나아가는 시스템이다. 거울 운전자는 나인 것이다. 거울 속에 다른 산신령이 있는 것이 아니다.


거울을 보면서 나만 덩그마니 보지 말고, 내 주변 배경으로 펼쳐지는 꽃을 보자.

맑은 하늘을 보자.

요샌 미세먼지는 이 세상 눈치를 보는지 잠시 주눅이 들어 있는 것 같다.

세상이 코로나19로 시끄러우니까 미세먼지 뉴스는 쏙 들어갔다.


봄이 진행중이다.

우린 마스크를 써서 봄은 왔으나 진정한 봄은 느끼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괜찮다.  또 신록이 시작되니까 말이다.

아직 賞春(봄을 맞아 경치를 구경하며 즐김)의 기회는 있다.


PS :

우리 부모님, 봄이 시작되자마자

꽃시장으로 오일장으로

꽃과 묘목으로 채비를 하고

들로 산으로 나가서 꽃도 심고 나무도 가꾸고 풀도 뽑고

자연 벗을 삼아 내외간에 나들이로 스케줄이 알차게

들꽃에 한가득 파묻히던 분들

이제 차를 반납하고 손수 운전을 사양하고

즐거운 낙을 격납하고

세상 바이러스 천지 난리 법석으로 방콕!

텔레비전 모니터 속으로 퐁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