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의무와 봉사, 그리고 수고
2020 ‘내가 쓰고 싶은 특집’ ‘반지의 제왕’을 소환하다
(26) 의무와 봉사, 그리고 수고
당신은 엄하고 단호한 분이세요. 사람들은 그렇게 해서 명성을 얻지요. (에오윈이 아라고르에게)
전 의무라는 말을 너무 많이 들어왔어요. 하지만 전 에오를 왕가의 일원이 아닌가요? 보모가 아니라 전사라구요. 전 너무나 오랫동안 주춤대며 기다리기만 해왔어요. 이제 주춤거리지 않고 제 뜻대로 살면 안 되는 걸까요?
그 일이 따분하다 해서 자신의 책임을 버리고 떠나지는 못했을 겁니다.
왜 전 언제나 남이 선택해 주는 일을 감수해야 할까요? 어째서 전 늘상 말 탄 이들이 떠날 때마다 뒤에 남아 그들이 명성을 얻는 동안 집안일에 신경을 쓰고 있다가 그들이 돌아오면 먹을 것과 잠자리를 마련해 주어야만 하나요?
아무도 돌아오지 못하는 그런 때가 조만간 오게 될지 모르오. 그때는 명성과는 상관도 없는 용맹함이 발휘될 필요가 있을 거요. 최후에 나라를 지키기 위해 당신이 한 일들을 기억할 사람들이 아무도 없을 테니까 말이오. 그러나 남의 칭송이 따르지 않는다 해서 그 행위가 용맹하지 않은 건 아니오. <반지의 제왕 5권p. 69>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으로 전 세계가 난리인 가운데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의 수고로움도 화제가 되고 있다.
마스크를 벗지 못하고 연일 환자를 돌보고, 검사 및 진단 등 일련의 작업을 해야 하는 의료진의 얼굴은 마스크 자국이 난 부위에 상처가 나고, 습진이 생기고.
쉬지를 못해서 탈진을 하는 의료진도 있다고 한다.
뉴스로 보도된 내용 이외에도 현장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가고 안타깝고 힘들 것이다.
의무와 봉사, 그리고 그 수고로움 없이 이 사태를 진정시키기는 어려울 것 같다.
바이러스가 이기나?
의료진이 이기나?
혹은 바이러스 전파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애를 쓰는 사람들의 일상의 노력이 이기나?
그것은 시간을 두고 볼 일이다.
‘그러나 남의 칭송이 따르지 않는다 해서 그 행위가 용맹하지 않은 건 아니오. ’
힘을 내요, 모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