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 기타/반지의 제왕을 소환하다

(24) 누구를 위한 앱(App)인가?

간천(澗泉) naganchun 2020. 3. 1. 11:58


2020 ‘내가 쓰고 싶은 특집’ ‘반지의 제왕’을 소환하다

(24) 누구를 위한 앱(App)인가?




요즘은 정말 시절이 이상도 하군! <반지의 제왕 3권 p. 42>


오늘도 위의 구절을 필두고 해서 생각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나 하고 싶다.

인간의 몸을 헤치는 바이러스처럼 첨단 정보통신 시대의 불편한 측면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고 싶다.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시대에 중요한 것이 어플리케이션이다.

앱(APP) 은 Application 의 준말이다. 적용, 응용이라는 뜻이다.

모바일 앱이란 스마트폰의 앱스토어(앱 장터)를 통해 다운로드 받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의 약칭이다. 즉, Mobile Application이란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누구나가 다운로드하여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해당하는 종류의 서비스를 즐기도록 만든 응용프로그램이다.


요즘은 정말 시절이 이상도 하다.

누구나 스마트폰을 사용하지만, 누구나 앱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최근에 겪은 한 사례이다.

각자의 스마트폰에 출근버스 (셔틀버스) 를 탈 때 사용하는 앱을 깔라는 공지가 떴다. 누가 어느 지점에서 탑승을 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용도인 듯 하다. 그 회사에 다니는 사람은 누구나 그 앱을 깔아야 한다고 공지를 하고는 어떻게 다운받고 그 앱을 어떻게 실행시켜야 하는 지에 대한 것은 알아서 하도록 한다. 누구나 그냥 모두 다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모르겠으면 자녀나 친구들에게 물어보고 대응을 하라는 것 같다. 통근버스를 타려면 그것을 하라이다. 일방적인 통보다.


셔틀버스는 출근전쟁이다.

시간 전쟁이다.

그렇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버스가 오면 타서 자리를 잡고 앉기 바쁜 그 시각에, 일일이 차에 오르면서 기사 옆에 설치된 태블릿 모니터를 향해서 큐알코드를 찍고 승차 확인 인증을 하도록 한다.

아무리 작동이 잘 된다 하더라도 최소 1초 이상은 소요된다. 통신이 잘 안 될 때는 시간은 더 걸린다.

그럼에도 굳이 앱을 설치하라고 하고, 그것을 열어서 큐알코드로 인증을 하고 화면상에 뜬 확인을 누르고 나서야 올라가서 자리를 잡을 수 있게 하는 것일까. 그것을 하게 지시를 내린 사람들은 한번이라도 통근버스를 타고 그 바쁜 시각의 상황을 경험이나 해 보고 그러는 것일까?


셔틀버스는 한 곳에만 정차해서 가는 경우도 있지만, 여러 지정된 정류장을 거쳐서 사람들을 싣고 가지 않는가. 그렇게 세우는 곳마다 그런 식으로 승차 확인을 하니 통근 시간은 점점 연장이 되고 만다. 회사 도착시간이 지연이 된다.

그 차에 오르는 사람 중에, 앱을 잘 사용할 줄 모르는 사람이 있는 경우에는 승차 확인을 하는 데 소요시간이 길어진다.


앱 승차확인을 시작한 첫날에는 그런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은 연장자들은 당황하고 기사님과 실랑이를 한다. 기사님이 그렇게 하도록 한 것도 아닌데 당황스럽다.

이른 아침부터 짜증스런 대화가 오간다.


기사님도 일일이 설명하고 다니는 곳마다 타는 사람마다 설명을 하고 작동법을 알려주려니 얼마나 불편할까.

아닌 게 아니라 이것은 정말 ‘스마트폰 시대의 구박’ 이다. 이지메다.

누가 구박대기가 되는가 하면, 스마트폰 앱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이다. 아날로그 세대. 그들이 무슨 잘못이 있다고 이렇게 작은 구박을 당해야 한단 말이다. 미리 숙지를 하고 오지 않아서?

팍팍한 삶에 앱까지 알아야 하니 요즘 세상 참 이상도 하지.

그것을 시행하도록 하는 회사 측의 입장이 궁금하다.


왜 그 앱을 통해서 얻고자 하는 정보는 무엇인가?

무엇을 위한 앱인가?

누구를 위한 앱인가?


달리 더 스마트한 방법으로 정보를 캐치하고 탑승자를 파악하는 방법은 없었던 것일까?


그리고 앱을 좀 사용해 봤거나 앱을 사용하는 환경에 매우 익숙한 젊은이들도 그렇다.  

그렇게 당황하고 지체되는 상황이 바로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다면, 귀찮겠지만 조금 알려주면 원활하게 될 것 같은데 말이다. 함께 같은 직장에서 일하는 동료들끼리 왜 그래. 서로 아는 사이는 아니라 하더라도 친절을 베풀 수는 없는가.


스마트폰으로 모든 것을 하게 하려는 이 세상이 참 이상도 하다.

앱으로 모든 것을 통제하고자 하는 그 주체가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새로운 시스템에 뒤처지는 사람도 분발해야 하겠지만, 그들까지 모두 함께 아우르면서 가는 기술은 없는 것일까?


나는 앱을 깔고 잘 대응했지만 꼭 내가 당하는 것 같아서 마음이 서글프다.


스마트한 세상의 불편하고 어리석은 뒤안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