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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장=제우스트라의 홍수신화 2

간천(澗泉) naganchun 2017. 7. 1. 03:50




22=제우스트라의 홍수신화 2


태양의 남신 샤마슈가 제우스트라에게 홍수의 때를 알렸다. <내일 아침부터 공포의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밤에는 고통스러운 비가 될 것이다. 너희들은 배를 타서 그 입구를 막아라.> 이튿날 아침 그 때가 찾아왔다. 아직 밝기 전에 제우스트라는 하늘을 우러러 봤다. 이미 천공은 구름으로 덮이고 우레가 울리고, 심히 거칠어졌다. 제우스트라는 배를 타서 그 입구를 막았다. 날씨를 관장하는 신 아다도가 큰 벼락을 땅에 떨어뜨렸다. 그것을 신호로 하늘에서 대량의 비가 내렸다. 바람을 관장하는 신 슈르랏도와 하니슈가 강풍을 불기 시작하였다. 명계의 신 네루가루가 도시에 물이 넘치게 하여 고도 슈르파크가 물에 잠겼다. 강풍은 하루 종일 불었다. 비와 바람이 거칠어 사람들은 하늘을 쳐다볼 수도 없었다. 홍수가 거칠어서 신들은 서둘러서 하늘로 올리 갔다. 사랑의 여신 이슈탈이 높은 소리로 노래를 불러 인간 여성처럼 떠들었다. <오래고 그리운 나날은 모두 점토로 돌아가고 말았다. 우리들 신의 회의에서 재앙을 입에 지껄였기 때문인지 모른다. 왜 우리들 인간을 멸망시키는 재앙을 입에 담은 것이었을까. 내가 만들어 놓은 인간들을 왜 멸망시키고 말았는가. 바다에 가득찬 물고기의 알처럼 인간들은 지상에 넘치고 있었는데.> 다른 신들도 사랑의 여신 이슈탈과 함께 울었다. 아픔으로 마음이 가라앉은 신들은 거저 서서 울 뿐이었다. 이윽고 신들의 입술은 마르고 깨지고 소리를 내기조차 못하게 되었다. 대우와 폭풍은 6일 밤낮으로 이어졌다. 홍수와 바람이 지상의 모든 것을 덮어버렸다. 7일째에 들어서 폭풍은 그치고 바다가 잠잠해지고 홍수가 빠졌다. 하늘은 고요해지고 지상에 남겨진 모든 인간이나 동물은 점토로 변하였다. 선창에서 나온 제우스트라는 하늘을 올려보았다. 그리고 앉아서 울었다. 눈물이 제우스트라의 얼굴을 폭포처럼 흘렀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울면서 갈대배를 젓기 시작한 제우스트라의 눈에 육지가 아득히 보였다. 12성좌의 방향에 큰 산이 나타난 것이다. 1일째도, 2일째도,--6일째도 베는 움직일 수가 없었다. 7일째가 되어서 제우스트라가 비둘기를 날렸다. 비둘기는 하늘을 높이 날아올랐는데 이윽고 배로 되돌아 왔다. 쉴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제우스트라는 제비를 날렸다. 그런데 제비도 되돌아왔다. 최후로 제우스트라가 큰 까마귀를 풀어 놓았다. 큰 까마귀는 울면서 날아올랐는데 돌아오지 않았다. 물이 많이 빠진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