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장= 성자 제우스트라와의 만남
제20장= 성자 제우스트라와의 만남
제우스트라 낙원 입구에는 두 개의 석상이 세워져 있었다. 그것은 제우스트라의 수호신을 형상화한 것이다. 그 석상이 길가메시를 향하여 말하였다. <돌아가라. 길가메시여, 우루쿠로 돌아가는 것이다. 여기에는 네가 구하는 것은 없다. 영원한 생명은 존재하지 않는다.> 길가메시의 뇌리에는 지금까지의 여행의 고통이 한꺼번에 밀러왔다. 그런 순간 분노가 폭발하였다. 길가메시는 검을 높이 들고 석상을 잘라내었다. 두 개의 석상은 산산이 부서졌다. 그 모습을 한 사람의 남자가 잠자코 보고 있었다. 길가메시는 그 남자에게 다가갔다. <나의 이름은 우루샤나비이다. 성스러운 제우스트라의 종자이다. 너는 누구냐. 이름을 말해다오.> 하고 남자는 말하였다. <나의 이름은 길가메시이다. 우루쿠의 왕이다. 태양이 떠오르는 곳에서 헤아릴 수 없는 긴 여행을 하며 많은 산을 건너고 죽음의 강을 건너서 왔다. 우루샤니비시여, 네가 받드는 제우스트라가 계신 곳으로 나를 인도해다오.> 하고 길가메시가 답하였다. 우루샤나비는 놀란 듯이 눈을 크게 떴다. 길가메시는 잠자코 바라보았다. 그리고 길가메시에게 오라고 하고 걷기 시작하였다. 길가메시가 우루샤나비 뒤를 따라 갔다. 길가메시의 눈앞에 제우스트라가 의자에 몸을 기대고 앉아 있었다. 신들에 의하여 불사를 얻은 유일한 인간 제우스트라가 거기에 있었다. 그 곁에는 제우스트라의 아내가 앉아있었다. 길가메시가 제우스트라에게 말하였다. <성스러운 제우스트라시여, 나는 당신을 만나기 위하여 모든 나라를 방황하고 걸었습니다. 험한 산을 넘고 많은 바다를 가로 지르고 죽음의 강을 건너서 왔습니다. 몇 밤이나 잠을 못자고 괴로움을 몸에 새기며 왔습니다. 주막의 여주인 시두리와 만나기 전에 나의 옷은 다 떨어졌습니다. 곰, 하이에나, 사자, 표범, 호랑이, 사슴, 산양 등의 짐승을 죽였습니다. 그들 짐승의 가죽은 지금은 나의 전신을 싸는 의복이 되었습니다.> 길가메시는 탄식하고서 다시 제우스트라에게 말하였다. <나는 당신에게서 영원한 생명의 비밀을 배우기 위하여 여기까지 왔습니다. 제우스트라시여, 불사의 비밀을 나에게 가르쳐주십시오.> 제우스트라는 불상하다는 눈매를 하고 길가메시를 보고 무겁게 입을 열었다. <인간의 삶이란 예부터 변함이 없다. 아침이 오고 밤이 오듯이 인간은 낳고 죽는다. 인간의 생사는 신만이 아는 일이다. 천상과 명계의 신이 모여서 그 회의에 따라 인간의 운명은 정해지는 것이다. 운명의 신 마무메나우스가 인간의 죽음과 생명을 전한다. 인간은 자신의 죽음에 대하여 그 날을 알 수는 없다. 인간에게 영원한 생명이란 없는 것이다.> 제우스트라의 말이 길가메시를 실망시켰다. 그러나 길가메시는 그에 겁먹지는 않았다. <제우스트라시여, 당신은 어떻게 영원한 생명을 얻은 것입니까. 어찌하여 신들의 회의에 참가할 수 있었습니까. 당신의 모습을 보니 당신은 의자에 등을 기대고 약하게 보입니다. 그에 비하여 나는 생명에 차서 늠름합니다. 당신과 내가 바뀐 것이 아닙니까. 그런데 어찌하여 당신이 선택된 것입니까.> 길가메시는 필사적으로 제우스트라에게 달라붙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