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 . 전설/소설 길가메시서사시

제19장=성자 제우스트라의 낙원

간천(澗泉) naganchun 2017. 6. 27. 02:55




19=성자 제우스트라의 낙원


얼마나 세월이 흘렀을까. 얼마의 산을 넘고 얼마의 바다를 건넜을까. 이제 길가메시의 눈앞에는 한 단계 높은 두 개의 산이 높이 솟아 있었다. 산 이름은 마슈산이라 한다. 쌍둥이 산이라는 의미이다. 마슈산 정상에는 천상의 바위까지 닿고 그 기슭은 저승의 입구까지 달했다. 산 입구에는 문이 만들어졌다. 그 문을 전갈인간들이 지키고 있다. 전갈 인간의 모습은 보기에 무섭고 길가메시는 죽음을 예감했다. 전갈인간들이 만들어 내는 공포가 마슈산 전체를 싸듯이 덮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다시 마슈산을 지킬 뿐 아니라 태양의 운행도 지키고 있다. 전갈인간을 본 길가메시는 내심으로 강한 무서움을 느꼈다. 그러나 길가메시는 겁내지 않고 전갈인간들을 향하여 걸어갔다. 길가메시의 모습을 본 전갈인간의 한 사람이 자신의 아내에게 <보라 저 남자를. 몸이 신의 몸을 하고 있어요.> 하고 소리 질렀다. 전갈인간의 아내는 길가메시의 몸을 보고 <그의 몸은 3분의 2가 신이고 3분의 1이 인간입니다. 틀림없이 용자입니다.> 하고 남편에게 답하였다. 전갈 인간이 다가간 신의 아들인 길가메시에 대하여 질문했다. <왜 우리에게 왔는가. 아득히 먼 길을 걸어서 건너기 어려운 바다를 건너서 왜 우리들에게 왔는가. 그 이유를 알고 싶다.> <나의 이름은 길가메시이다. 우루쿠의 왕이다. 나의 아버지이고 인간의 아버지이기도 한 제우스트라를 만나기 위하여 왔다. 그는 신들의 모임에 참가한 유일한 인간이다. 나는 그에게 죽음과 생명의 비밀을 배우러 왔다.> 하고 길가메시는 답하였다. 그것을 들은 전갈인간이 입을 열었다. <길가메시이시여, 그것을 성취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 산을 무사히 건넌 사람도 아무도 없다. 여기서 120 킬로미터의 어둠의 길을 빠져 나가는 것은 아무도 할 수 없다. 그래도 가려는가.> <비록 앞에 어떤 난관이 있다 하더라도 나의 결심은 변하지 않는다. , 산리인간들이여 나를 위하여 그 산의 문을 여시오.> 하고 길가메시는 주저함이 없이 말하였다. 크게 탄식하며 전갈인간이 말하였다. <알았다. 가라. 길가메시여. 네가 마슈산을 넘는 것을 허락하마. 끝없이 이어지는 이 어둠의 길을 가야 한다. 그러나 혹시 네가 도중에서 되돌아 올 경우를 위하여 이 문은 열어두겠다.> 하고 말하고 마슈산의 문을 열었다. 그러자 깊은 어둠이 안개처럼 길가메시를 엄습하고 그는 어둠에 싸였다. 그러나 길가메시는 과감하게 그 어둠 속으로 몸을 미끄러지듯 들어갔다. 10킬로가 지나자 어둠은 더 깊어지고 한 줄기 빛도 없었다. 길가메시는 앞뒤를 볼 수가 없었다. 그저 걸을 뿐이다. 20킬로를 지나자 길가메시는 불안으로 몸이 부서질 것만 같았다. 30 킬로를 건너자 길가메시는 숨 쉬기가 어려워졌다. 40킬로를 건너고 50,--80킬로 까지도 어둠은 이어졌다. 길가메시는 단지 앞을 향하여 걸을 뿐이다. 90킬로를 지난 때이다. 돌연 길가메시는 미미하게 북풍을 느꼈다. 길가메시가 얼굴을 들어 북풍이 부는 방향을 확인하였다. 그리고 그 미풍이 부는 방향을 향하여 다시 걸었다. 100킬로를 지나자 북풍이 강해지고 110킬로를 지나자 태양빛이 미미하게 비치었다. 이 길이 틀림이 없다. 길가메시는 조금 용기를 얻었다. 120킬로를 지나자 밝게 빛나는 빛이 거기에 있었다. 길가메시는 빛 가운데서 도약하였다. 눈부신 햇살이 그의 전신을 비추었다. 길가메시의 마음에 비길 수 없는 기쁨이 솟아났다. 길가메시의 눈앞에 바다로 착각할 만한 강이 누워있었다. 아무도 건널 수 없는 죽음의 바다라 하는 강이었다. 그 대안에는 보석으로 만들어진 나무가 펼쳐져있다. 거기는 틀림없이 제우스트라가 사는 땅이다. 이 세상의 낙원이라고 찬양하던 이상향이었다. 가지가지의 보석과 과실이 넘쳐나고 풍부한 물과 포도주가 나는 이상향이 거기에 존재하고 있었다. 길가메시는 과감하게 죽음의 강을 건너기 시작하였다. 이젠 그에게는 무서움도 가는 길을 막는 것도 없었다. 말로 다할 수 없는 고난과 긴 여행의 끝에 길가메시는 마침내 성자 제우스트라가 사는 낙원에 닿은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