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장= 최초의 여행
제10장= 최초의 여행
신의 축복은 받지 못하였으나 길가메시와 엔기두는 예정한 대로 훈바바를 눕히기 위하여 향하기로 하였다. 두 사람은 160킬로그램이나 되는 모든 무기를 몸에 지니고 우루쿠의 거리를 당당하게 행진하였다. 우루쿠 사람들은 열광하여 두 사람의 여행을 축복하였다. 장로의 한사람이 길가메시와 엔기두를 축복하여 길가메시에게 조언을 하였다. <길가메시왕이시여, 결코 자신의 힘을 과신하지 마라주세요. 엔기두는 이전 향목의 숲에 간 일이 있습니다. 그의 말을 믿고 그의 길 안내를 따라 행동해주세요. 또 태양신 샤마슈를 존경하는 마음을 잊지 마라주세요. 샤마슈는 왕의 일을 구해주실 것입니다. 그리고 위대한 아버지 루가루반다왕의 가호를 기도해 주세요. 루가루반다왕은 아들인 길가메시왕의 일을 지켜주실 것입니다. 태양신 샤마슈와 루가루반다왕에게 언제나 깨끗한 물을 바치고 기도하는 것을 잊지 마라주세요.> 장로의 말에 크게 수긍한 길가메시는 엔기두와 함께 우루쿠를 출발하였다. 시가를 떠나는 두 사람의 모습은 당당하여 영웅의 여행의 출발을 느끼게 하는 것이었다. 두 사람의 배후에 언제까지나 우루쿠 사람들의 환성이 울리고 있었다. 우루쿠에서 200킬로 정도 떨어진 곳에서 길가메시와 엔기두는 처음으로 점심을 하였다. 그리고 300킬로미터를 나아가자 주변은 어두워지고 두 사람은 첫 밤을 맞아 야영하였다. 길가메시와 에기두의 몸에는 힘과 에너지가 넘치고 있었다. 보통 사람이 반달이나 걸리는 거리를 두 사람은 3일간에 걸은 것이다. 경이적인 체력을 가진 주인공들이었다. 두 사람의 눈앞에 광대한 향목의 숲의 녹음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잘 눈을 밝히자 숲 입구에 훈바바의 하인인 숲지기가 수명 서있었다. <엔기두, 좋지 않은데, 지킴이가 있네.> 길가메시는 눈을 작게 하여 엔기두에게 말하였다. <길가메시여, 이제 와서 무엇을 두려워하는가. 너는 역사에 이름을 남기기 위하여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하지 않았는가.> <확실히...> 길가메시가 얼굴에 웃음을 띠웠다. 두 사람은 숲 입구의 모습을 신중하게 탐색하였다. 숲 입구에는 사람이 4명 정도가 다닐 수 있을 정도의 청동제의 문이 있고, 든든한 두 장의 문으로 열었다 닫았다 하는 것이었다. 문에는 하늘과 땅 사이를 지배하는 신 엔리루의 상이 새겨져 있어서 저주가 담겨 있는 것 같았다. 문 주변에는 7명의 문지기가 경비를 서고 있었다. 그들은 견고한 갑옷으로 몸을 감싸고 머리에는 투구를 쓰고 있었다. <쳐들어 간다.> 길가메시는 그렇게 말하고 엔기두에게 눈으로 신호를 했다. 엔기두는 말없이 수긍했다. 길가메시와 엔기두는 소리를 지르며 마치 날센 맹수처럼 문지기들에게 향하여 달려들었다. 두 사람의 눈동자에는 문지기들의 놀란 얼굴이 보였다. 갑자기 길가메시가 검을 한 손에 잡고 크게 약진하였다. 길가메시의 검이 거칠게 흔들렸다. 길가메시가 착지했을 때는 문지기의 몸은 두 동강이 있었다. 착지와 동시에 길가메시는 검을 옆으로 휘둘렀다. 옆에 있던 다른 문지기가 잘리었다. 단 순간의 일이었다. 착지한 길가메기는 옆을 보았다. 엔기두가 큰 도끼를 휘두르고 있었다. 문지기의 목이 공중에 높이 날아갔다. 길가메시와 엔기두는 순식간에 4명의 문지기를 눕혔다. 남은 3명의 문지기가 공포에 떨고 있었다. 주저하지 않고 길가메시는 문으로 나가서 검을 좌우로 휘둘렀다. 옆에서 엔기두가 휘두르는 큰 도끼의 풍압을 느꼈다. 이래서 남은 무지기 3명은 쓰러지고 말았다. <자, 가자.> 길가메시가 문에 손을 대고 문을 열려고 하였다. 그 때이다. 큰 도끼를 잡고 있던 엔기두의 바른 손의 수갑이 청동제 문에 약간 닿았다. 엔기두의 오른 손에서 도끼가 미끄러져서 큰 소리를 내었다. <어떻게 된 거야. 엔기두여.> 길가메시가 소리를 질렀다. <미안해 길가메시여 문을 건들고 말았다. 문의 저주로 나의 손은 움직이지 않는다.> <괜찮은가.> <아니, 안되겠다. 나는 이제 싸울 수가 없다. 그만 돌아가자. 길가메시여.> 엔기두가 약하게 답하였다.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나의 엔기두여, 너는 우루쿠 최강의 영웅이지 않은가. 바른 손을 쓸 수 없더라도 왼손이 있지 않은가. 여기까지 와서 돌아가다니 말이 안 된다 네가 쓰러질 때는 나도 쓰러지는 거야. 두 사람은 향목의 숲속으로 나가자.> 길가메시가 엔기두를 격려하였다. 고통으로 일그러진 엔기두의 얼굴이 은근히 웃었다. 길가메시와 엔기두는 문을 열고 향목의 숲속으로 몸을 잠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