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 . 전설/소설 길가메시서사시

제9장=신들의 신탁무기

간천(澗泉) naganchun 2017. 6. 13. 03:47




9=신들의 신탁무기



신들의 신탁무기를 장비한 두 사람은 만족스러운 듯이 서로의 얼굴을 보았다. <좋다. 이것으로 무기는 갖추어졌다. 다음은 신의 소리를 들을 뿐이다.> 길가메시는 말하였다. <그렇다. 그렇다.> 엔기두는 답하였다. 길가메시와 엔기두는 곧 만들어진 무기를 손에 들고 우루쿠 신전에 있는 장로들에게로 걸어갔다. 이 모험에 대하는 신들의 신탁을 듣기 위해서이다. 우루쿠 신전은 왕궁과 인접하고 있다. 같은 성새 안에 세워지고 벽돌로 깔아놓은 길과 이어져있다. 신전 입구에는 소문을 들은 우루쿠의 장로들이 길가메시와 엔기두가 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길가메시와 엔기두를 본 우루쿠의 장로 한 사람이 왕에게 물었다. <길가메시왕이시여 무슨 일이 일어난 것입니까?> <장로들이여, 나는 나의 친구 엔기두와 함께 향목의 숲에 있는 훈바바를 눕히기 위하여 가려고 한다. 우루쿠의 백성들에게 영원한 평화를 주기 위하여 괴물을 눕히는 것이다. 우리들의 이름은 용자로서 영원히 새겨질 것이다.> 길가메시의 말을 들은 장로들은 서둘러서 길가메시에게 간하려 하였다. <길가메시왕이시여, 냉정을 찾아주십시오. 향목의 숲은 1000킬로미터 이상이나 걸쳐서 널리 퍼져있고 그 숲을 지배하는 훈바바의 귀는 600킬로미터 앞의 짐승의 숨소리를 들을 수가 있다고 합니다. 훈바바의 입에서는 불을 내뿜고 모든 것을 태워버린다 합니다. 또 그 숨을 맡은 자는 순식간에 죽는다고 합니다. 그런 위험한 곳으로 왕은 어찌 가려고 하는 것입니까. 그만 두십시오.> <아니야, 이것은 결정한 일이다. 나의 친구 엔기두와 함께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고 벌써 정해진 일이다.> 길가메시가 동의를 구하듯 엔기두를 보았다. 엔기두는 웃었다. 크게 머리를 흔들었다. <장로들이여 이 이상 이야기는 의미가 없다. 나는 우루쿠의 신들의 신탁을 얻으려고 여기에 왔다. 자 신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장로들의 답을 듣지 않고 길가메시와 엔기두는 신전 안으로 들어갔다. 그것을 좇듯이 장로들이 잰걸음으로 두 사람의 뒤를 따랐다. 길가메시는 태양신 샤마슈 상 앞에 무릎을 꿇고 기도를 드리려 하고 있었다. 태양신 샤마슈는 훈바바를 만든 하늘과 땅과의 사이를 지배하는 신 엔리루의 손자가 되는 위대한 신이다. <위대하신 샤마슈이시여, 우리들에게 신의 가호를 베풀어 주십시오. 나와 엔기두는 이제부터 훈바바를 눕히기 위하여 가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들이 무사히 우루쿠에 돌아올 수 있도록 힘을 주십시오.> 길가메시는 진지하게 기도하였다. 그 때이다. 이제까지 샤마슈 상을 밝게 비추고 있던 태양빛이 돌연 꺼지고 주위는 어두워졌다. 장로들의 얼굴에는 핏기를 잃고 창백해졌다. 태양신 샤마슈는 길가메시의 소원을 거절한 것이다. 신탁은 흉하다고 나온 것이다. 그러나 길가메시는 낙담하지 않았다. 마음속에서 새로운 커다란 투지가 일어난 것이다. <신들에게 보고를 마쳤다. 자 엔기두여 함께 나가자.> 길가메시가 힘차게 선언하였다. 이제 여기 신들의 신탁이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의지로 처음으로 싸움에 날아들어 가려는 남자의 모습이 있었다. 길가메시와 엔기두의 고독한 싸움이 시작되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