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장=여행 준비
제8장=여행 준비
길가메시가 엔기두의 눈을 똑 바로 보고 말하였다. <엔기두여, 이제부터 무기장인에게 가서 어디에도 없을 정도로 강력한 무기를 만들게 하라. 우리들이 보는 앞에서 무기를 만들게 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렇게 말하고 길가메시는 일어섰다. 길가메시와 엔기두는 성안에 있는 무기장인의 방으로 향하였다. 무기 장인의 방에는 수명의 장인들이 테이블을 앞에 두고 앉아있었다. 그들은 길가메시와 엔기두를 보자 놀란 듯이 의자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두 사람에게 깊이 예를 올렸다. 왕 스스로 이 무기장인의 방에 올 줄이야 일찍이 없었던 일이다. <지금까지 없었던 강력한 무기를 만들어 다오.> 갑자기 길가메시가 무기장인들에게 명하였다. 왕의 당돌한 명령에 놀란 무기장인들은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주십시오.> 하고 말하고 길가메시와 엔기두에게 의자를 권했다. 테이블을 앞에 두고 길가메시와 엔기두는 무기장인들과 이제부터 만들 무기에 관하여 자세한 내용을 말하였다. 길가메시의 의뢰 내용은 무기장인들로서는 놀랄 일임과 동시에 무기장인으로서의 프라이드를 고양시키는 일이었다. <무엇이든지 자를 수 있고 절대로 날이 상하지 않은 도끼를 만들어라. 그리고 회검이다. 우리들이 용자임을 증명할 수 있는 황금으로 만든 회검을 만들어 주기 바란다.> 길가메시가 무기장인들에게 강하게 명하였다. 왕의 의뢰에 크게 수긍한 무기장인들은 먼저 도끼부터 만들기 시작하였다. 커다란 철 덩어리가 녹여지고 거대한 도끼가 만들어졌다. 그 결과 80킬로 이상이나 되는 강하고 예리한 도끼가 만들어졌다. 다음으로 크고 예리한 검이 만들어졌다. 55킬로나 되는 검이다. 또 검과는 달리 만들어진 갈고리는 14킬로나 되었다. 길가메시와 엔기두는 바른 손에 도끼를 왼 손에 검을 잡고 그 두 가지를 가볍게 휘둘러보았다. <조금 가벼우나 이것으로 좋다.> 길가메시는 엔기두를 보고 그렇게 말하였다. 엔기두는 잠자코 수긍하였다. 두 사람은 이제 막 만들어진 무기의 됨됨이에 만족한 것이다. 최후로 무기장인들은 금덩어리를 녹이고 황금으로 된 회검을 만들었다. 그 무게는 15킬로나 되었다. 만들어진 모든 무기를 몸에 지니면 놀랍게도 160킬로 이상이나 되었는데 두 사람은 마치 명주를 몸에 지닌 것처럼 그것들을 다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