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길가메시의 탄생
제1장=길가메시의 탄생
우루쿠왕조 제5대왕이고 신역(神域) 구루라브의 신관이기도 한 루가루반다왕은 아름다운 여신을 사랑했다. 여신의 이름은 닌슨이라고 했다. 루가루반다왕의 사랑을 받아들인 닌슨은 곧 잉태하여 왕자를 낳게 되었다. 닌슨의 임신을 안 창조신인 여신 아루루는 자신의 일인 것처럼 기뻐하여 태어나는 왕자에게 가장 뛰어난 인간의 모습과 힘을 주려고 생각했다. 또 다른 신들도 왕자에게 모두 축복하기로 하였다. 태양신 샤만슈는 왕자에게 미모와 단련된 아름다운 육체를 주었다. 하늘의 운행을 관장하는 신인 아다토는 그에게 용기와 씩씩함을 주었다. 왕자의 신장은 2미터가 넘고 그 가슴둘레는 1.5미터가 넘었다. 슈메르의 신들의 축복을 받아 태어난 왕자는 그 신체의 3분의 2가 신과 같고 나머지 3분의 1은 인간의 모습을 하였다. 그의 이름은 길가메시라고 이름 붙여졌다. 길가메시는 처음부터 슈메르의 신들에 의하여 큰 축복을 받고 우루쿠의 왕으로 태어났다.
성인이 되어서 우루쿠의 왕이 된 길가메시는 나라 안에서 견줄만한 자가 없을 정도로 용자가 되었다. 그는 황야를 뛰어다니는 들소처럼 강하고 새처럼 높이 날 수 있었다. 무기를 잡게 한다면 나라 안에서 그를 능가할 자는 없었다. 이윽고 길가메시는 자신의 강함을 자만하여 포학함을 마음껏 누리는 폭군으로 변하고 있었다. 그를 가르칠 자는 아무도 없었다. 그 횡포함은 날로 더해갔다.
귀족의 아들들을 빼앗아 노예로 삼거나 귀족이나 전사들의 딸을 빼앗아 궁전으로 데리고 와서 첩을 삼았다. 딸만이 아니었다. 귀족의 아름다운 아내들마저 그의 욕망의 희생이 되었다. 지나친 비도에 마침내 귀족들이 일어났다. 귀족들은 집회소에 모이자 사람마다 길가메시의 악행을 비난하였다. <나는 아들을 왕에게 붙잡히고 말았다.> 하고 어느 늙은 귀족은 탄식하였다. 그에 동조하는 듯이 여기저기서 나도 나도 하고 소리가 들렸다. 지친 기색을 한 한 귀족이 <나는 딸을 데려가고 말았다.>하고 눈물을 흘렸다. 나도 나도 하여 울며 부르짖는 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한 귀족이 <나는 아내를...>하고 말하고 말이 막혔다. 그것을 보고 몇 사람의 귀족은 눈을 감았다. 제일 신분이 높은 장로가 부르짖듯이 말하였다. <이런 길가메시왕이 우리들이 자랑으로 여기고 있는 나라의 왕이란 말인가 우리들이 사랑하는 성새도시 우루쿠의 왕이란 말인가 우리들 가족이나 살림을 지켜줄 왕이란 밀인가> 그 소리에 이끌리어 여기저기서 길가메시를 비난하는 격한 소리가 일제히 올랐다. 장로는 다시 말을 이어서 <이이상 길가메시왕의 폭행에 견딜 수가 없다. 모두가 숭배하는 절대신인 아누 신에게 도움을 청하자!> 장로의 말에 그 장소에서 만난 모든 귀족들이 수긍하였다. 집회장소에 기도하는 소리가 조용히 울려 퍼졌다. <우리들이 존경하고 숭배하는 절대신인 아누신이이여 도와주십시오. 우리들을 길가메시왕의 폭정으로부터 지켜주시옵소서.> 그 기도하는 소리는 집회장 밖에 모여 있던 전사들이나 일반 사람들의 귀에 들리었다. 그들도 다시 같이 기도하였다. 이제야 우루쿠 국민 모두가 길가메시의 폭정으로부터 자신과 가족을 지켜주기를 바라는 기도를 절대신인 아누에게 호소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