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감상/한국한시
영고석((詠孤石
간천(澗泉) naganchun
2013. 8. 13. 06:47
영고석((詠孤石)
고구려 정법사(定法師)
逈石直生空 (형석직생공)
平湖四望通 (평호사망통)
巖根恒灑浪 (엄근항쇄랑)
樹杪鎭搖風 (수초진요풍)
偃流還漬影 (언류환지영)
侵霞更上紅 (침하갱상홍)
獨拔群峰外 (독발군봉외)
孤秀白雲中 (고수백운중)
- 외로운 돌을 읊다 -
멀리 바위가 곧추 반공에 치솟았는데
평평한 못물이 퀭하니 사방으로 틔었네
바위 뿌리는 항상 물결에 씻기고
나무 끝은 끊임없이 바람에 흔들려라.
물 위에 거꾸러져 그림자를 적시다가
노을을 뚫고 올라 불그레 물들었구나
뭇 봉우리 바깥으로 홀로 벗어나가서
하얀 구름 속으로 외로이 치솟았구려
*형(逈)-멀다 빛나다. *쇄(灑)-뿌리다. 씻다. *초(杪)-나무 끝
*언(偃)-드리워지다. 너머지다. *지(漬)-담그다. 적시다.
작자
정법사(定法師)
고구려 승려. 일찍이 중국 후주(後周 557-581)에 건너가서 표법사(標法師)와 교유하였다 한다.
감상
자신을 외로이 하늘에 치솟은 바위 봉우리에다 비유하여 읊은 오언고시(五言古詩)이다. 많은 무리 중에서 홀로 빼어나 백운 속에 홀로 우뚝 선 자신을 나타내려는 자긍심을 노래하고 있다. 대우법(對偶法) 등 세련된 구법(句法)이 비슷한 시기인 중국의 초당시(初唐詩)에 비하여 조금도 손색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