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이야기/일본 이야기

컴퓨터 이용 선진국 한국, 후진국 일본

간천(澗泉) naganchun 2009. 4. 10. 08:39

 

컴퓨터 이용 선진국 한국, 후진국 일본

 

 

필자 본인은 일본에서 경영 정보론을 대학에서 가르치는 선생이다. 가끔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내가, 만약 한국에서 이렇게 컴퓨터를 가르치고 있다면 아마도 나는 밥 못 벌어 먹을 것이다, 라는 생각을 가끔씩 해 본다.일본 대학에서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의 컴퓨터 조작능력은, 한국에서 라면 초보의 수준이며, 초등학생들의 수준인 것이다. 이공계대학에서 컴퓨터를 전공하는 학생들, 또 컴퓨터에 밤낮을 매달리는 매니어가 아닌, 일반적인 대학생들의 컴퓨터 이용 수준은 한국에서 보면 초보의 수준이다.

 

그러면 왜 일본 사람들은 컴퓨터 수준이 이 정도일까? 우리 한국 사람은 자식 교육이라면 무엇보다도 우선이다. 교육 강국이다. 교육에 관한 돈이라면 어떻게든 나온다.PC가 보급되기 시작할 때 우리 한국의 집에서는 빚을 내어서도 자식을 위해서 PC를 사서 집에 들여 놓았다.그래서 그 PC로 열심히 공부했다. 열심히 공부한 학생 얼마나 될까? 열심히 게임한 학생이 훨씬 더 많을 것이다.2000년쯤에 한국은 ADSL등 고속 인터넷 회선이 너무도 짧은 기간에 보급되었다. 고속 인터넷을 그렇게 빠른 기간에 그렇게 많이 보급시킨 원동력은 어디에 있을까? 인터넷이다. 그 인터넷으로 무엇을 했을까? 아마도 게임을 더 많이 했을 것이다.PC가 없으면 우리 애들이 남의 애들보다 뒤질세라 빚을 지어서 PC를 사서 들여 놓았고, 인터넷 없으면 숙제를 못하겠다는 애들의 성화에 못 이겨 고속인터넷 회선을 들여 놓은 집이 어디 한두 집인가? 그 결과 컴퓨터에 관해서는 우리 한국이 강국이 되었고, 또 온라인 게임 강국이 된 것이다. 그 게임을 통해서 우리 한국 학생들이 짧은 시간에 컴퓨터의 도사가 된 것이다. 또 온라인게임을 산업으로 육성시켜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그 사이 일본은 무엇을 했을까?현재 가정의 PC 보급율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큰 차가 없다. 고속 인터넷 회선 보급율도 많이 향상되었다.2000년대 초 한국은 ADSL이 하루가 다르게 보급될 때 일본은 먼 산을 보고 있었다. 일본 NTT(한국의 KT에 해당)는 1990년대에 ISDN 이란 회선을 보급시키려고 애를 썼다. 그 ISDN은 64×2=128kbps의 회선이다. 90년대는 쓸 만했다. 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에 들어서니, ISDN은 이미 느려터진 회선이 되기 시작했다. 그때에 ADSL회사가 있었으며, NTT가 아닌 다른 업자가 먼저 시작했다. NTT의 전화회선을 써야 되기에 NTT에 회선사용을 신청했지만, 전화국내에 다른 업자의 설비를 들여 놓느니 마느니 하면서 몇 년 늦어졌다.이 사이에 한국은 구름과 같은 보급율을 보이자 일본이 「아차」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온 말이 「인터넷 강국 한국」이란 단어였다.지금은 시스템도 많이 좋아졌고 단가도 많이 내렸다.

 

일본사람들, 특히 어린 학생들은 온라인 게임을 한국처럼 많이 하지 않는다. 온라인 게임이 아닌 오프라인 게임을 많이 한다. 그래서 일본은 소니 Play Station, 닌텐도 게임보이 등이 성한 나라이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일본은 모르는 사람과 접하는 것을 좀 꺼리는 그런 사람들이다. 그래서 사람들과 만났을 때 우리는 선뜻 악수를 하지만 이들은 악수를 하는 경우가 적다.

 

일본 사람들이 왜 이렇게 컴퓨터 사용에 더딜까? 학교에서 컴퓨터 교육도 시킬 만큼 시키고 있고 보급율도 꽤 되고, 또 배우려고 노력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전체적인 사용 능력은 우리가 더 앞서 있다. 우리는 게임이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서 공부가 아닌  흥미로 컴퓨터와 친해졌지만, 일본 사람들은 흥미가 아닌 공부에 의해서 배우려 노력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PC하면 노는 도구이지만, 일본은 PC하면 공부하는 도구 아니면 일하는 도구라고 먼저 생각하고 있다. 학생이 부모에게 PC를 사달라고 조르는 일도 한국보다는 덜하다. 다른 의미에서는 한국 사람들이 일본사람들 보다 진취적이다. 우리의 가정교육은 1등을 하라고 부모가 자식을 조른다. 그렇게 하려면 우선 반걸음 앞에 서 있으려 한다. 컴퓨터 사용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인터넷 회선 보급 등 정책적인 문제는 두 번째로 생각하고 일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성격 그 자체가 바꾸어질 때까지 우리는 컴퓨터 사용 선진국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개차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