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천(澗泉) naganchun 2009. 2. 28. 06:45

 

2. 아(雅)

 

29,

死喪之威에 兄弟孔懷라.(詩經 小雅 常棣)

사상지위에 형제공회라.(시경 소아 상체)

죽을 고비 당해서도, 형제라면 생각하네.

 

사람이 살아오다가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하거나 재난을 당하였을 때 진심으로 마음을 써주는 사람은 형제뿐이다.

ㅇ상(喪)-죽다 장사지내다. ㅇ위(威)-두렵다. ㅇ공(孔)-매우. ㅇ회(懷)-생각하다.

 

30,

出自幽谷하여 遷于喬木하도다.(詩經 小雅 伐木)

출자유곡하여 천우교목하도다.(시경 소아 벌목)

깊숙한 골짜기서 훨훨 날아, 높은 나무 가지에 나래를 접네.

 

꾀꼬리가 새봄이 되어 깊은 골짜기에서 나와 도시 근교의 높은 나무에 나래를 접고 노래를 한다. 사람이 출세를 하여 신분이 높아짐에 비유한 노래이다. 그래서 출세하여 영달하는 것을 󰡒�천교(遷喬)󰡓� 또는 󰡒�천앵(遷鶯)󰡓�이라 한다.

ㅇ출(出)-나다. ㅇ자(自)-부터. ㅇ유(幽)-깊다. ㅇ곡(谷)-골짜기. ㅇ천(遷)-옮다.

ㅇ우(于)- _에,_으로. ㅇ교(喬)-키 큰 나무.

 

31,

如南山之壽하며 不騫不崩하도다.(詩經 小雅 天保)

여남산지수하며 불건불붕하도다.(시경 소아 천보)

저기 저 남산과 같으신 수명, 무너지고 이지러짐 다시없으리.

 

주나라의 서울 남쪽에는 종남산(終南山)이라는 산이 있는데, 이 산은 만고에 헐거나 이지러져서 무너지는 일이 없어 사람의 장수에 비유되었다.

ㅇ수(壽)-목숨, 장수. ㅇ건(騫)-이지러지다. ㅇ붕(崩)-무너지다.

 

32.

鶴鳴于九皐나 聲聞于天이로다.(詩經 小雅 鶴鳴)

학명우구고나 성문우천이로다.(시경 소아 학명)

학은 깊은 언덕에서 울어도 그 소리는 하늘에도 들리네.

 

학은 깊은 언덕에서 울어도, 그 소리는 하늘에까지 들린다. 이처럼 현자는 깊이 은거하더라도 그 명성과 평판은 세상에 널리 알려지는 것이다.

ㅇ학(鶴)-새학. ㅇ명(鳴)-울다. ㅇ고(皐)-언덕. ㅇ성(聲)-소리. ㅇ문(聞)-듣다.

 

33,

魚在于渚요 或潛在淵이로다.(詩經 小雅 鶴鳴)

어재우저요 혹잠재연이로다.(시경 소아 학명)

물고기는 물가에 있다가 깊은 못에 잠기기도 하네.

 

작은 물고기는 들여다보이는 얕은 물가에서 자라 커지면 보이지 않는 깊은 못에 잠긴다. 사람도 위대한 사람은 보이지 않는 데에서 큰일을 이루는 것이다. 또한 시세를 잘 만나면 보이는 세상에 나타나서 활동하고 시세를 못 만나면 아쉬움 없이 물러나 은둔하여 수양을 쌓는다.

ㅇ저(渚)-물가. ㅇ잠(潛)-잠기다. ㅇ연(淵)-못.

 

34,

他山之石이 可以爲錯이로다.…他山之石이 可以攻玉이로다.(詩經 小雅 鶴鳴)

타산지석이 가이위착이로다.…타산지석이 가이공옥이로다.(시경 소아 학명)

다른 산의 돌이 이곳의 돌을 가는 숫돌이 될 수 있네

 

다른 산의 돌이 이곳의 옥을 갈 수 있네.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을 자기 일로 알고 교훈을 삼으라는 노래이다. 타산지석(他山之石)이라는 말은 여기서 나온 말이다.

ㅇ타(他)-다르다. ㅇ착(錯)-숫돌. ㅇ공(攻)-갈다. ㅇ옥(玉)-구슬.

 

35,

皎皎白駒이 食我場苗라.(詩經 小雅 白駒)

교교백구이 식아장묘라.(시경 소아 백구)

새하얀 망아지가 우리 텃밭의 새싹을 먹네.

 

옛날에는 난세를 만나면 현인들은 하얀 망아지를 타고 산속으로 은거하였다고 한다. 이 시는 결백한 현인들이여 우리 텃밭에는 꼴이 충분하니 이를 뜯어 먹으며 이 세상에서 떠나지는 말아다오 하고 난세에 현인이 은거하는 것을 아쉬워한 노래이다. 나라가 어지러워지면 현명한 재상을 생각하게 된다는 말과 통하는 바가 있다고 하겠다.

ㅇ교(皎)-하얗다. ㅇ구(駒)-망아지. ㅇ식(食)-먹다. ㅇ장(場)-마당. 텃밭. ㅇ묘(苗)-싹

 

36,

毋金玉爾音하여 而有遐心이어다.(詩經 小雅 白駒)

무금옥이음하여 이유하심이어다.(시경 소아 백구)

당신의 명성만을 금옥처럼 여겨, 나를 멀리하는 마음 갖지 말지어다.

 

이제부터는 나를 멀리하여 떠나지 말고 종종 소식이라도 전해주렴 하고 현인이 은거하기 위하여 현세에서 떠남을 아쉬워하는 노래이다.

ㅇ 무(毋)-없다. ㅇ이(爾)-음 고르기 위한 조사 ㅇ하(遐)-멀다.

 

37.

王事靡盬에 我心傷悲라.(詩經 小雅 四牡)

왕사미고에 아심상비라.(시경 소아 사모)

나라 일은 함부로 할 수 없기에, 마음이 이리도 찔린 듯 아파오도다.

 

왕명을 받들어 외교 사절로 나선 몸이니, 나라 일에 대해선 함부로 할 수 없는 일인데 목적을 이루기 위해 노심초사(勞心焦思)하니 마음은 괴롭고 아프다.

ㅇ사(事)-일. ㅇ미(靡)-아니다. ㅇ고(盬)-튼튼하지 않다. 소금밭. ㅇ상(傷)-상하다. ㅇ비(悲)-슬프다.

 

38,

具曰予聖이나 誰知烏之雌雄이리오.(詩經 小雅 正月)

구왈여성이나 수지오지자웅이리오.(시경 소아 정월)

모두 내가 성인이노라 말하지만, 누가 까마귀의 암수를 가릴 수 있으랴.

 

오늘날의 사람들은 모두 자신이 현인이노라 하고, 자기 자신이 행한 일은 옳다고들 주장하지만 대체 누가 까마귀의 암수를 가릴 수 있겠는가. 이처럼 자기 스스로 자신이 옳고 성인이다 현인이다 하지마는 믿을 수 있겠는가.

ㅇ구(具)-모두. ㅇ성(聖)-성인. ㅇ수(誰)-누구. ㅇ오(烏)-까마귀. ㅇ자(雌)-암컷. ㅇ웅(雄)-수컷.

 

39,

謂天蓋高나 不敢不局이라.(詩經 小雅 正月)

위천개고나 불감불국이라.(시경 소아 정월)

하늘이 높다 기로 몸을 굽히지 않을 수 있으랴.

 

세상 사람들은 하늘은 높다고 한다. 높은 하늘 아래에 있으면 무리하게 등을 굽히거나 하지 않고 가슴을 펴고 곳곳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으나 그렇게는 하지 못한다. 세상이 어지러운 때는 몸을 조심해야 한다.

ㅇ개(蓋)-어찌 아니하다. ㅇ감(敢)-구태여. ㅇ국(局)-허리 굽다.

 

40.

謂地蓋厚나 不敢不蹐이라.(詩經 小雅 正月)

위지개후나 불감불척이라.(시경 소아 정월)

땅이 비록 두껍다기로 발소리 조심해 걷지 않으랴.

 

세상 사람들은 대지는 두껍다고 한다. 그러나 그 대지를 걸을 때는 조심해서 걸어야 한다. 이처럼 세상이 어지러울 때는 몸을 조심해야 한다.

ㅇ개(蓋)-덮다. ㅇ후(厚)-두껍다. ㅇ척(蹐)-소리 없이 걷다.

 

41.

下民之孼은 匪降自天이라.(詩經 小雅 十月之交)

하민지얼은 비강자천이라.(시경 소아 시월지교)

백성이 받는 죄는 하늘로부터 내려진 것이 아니다.

 

백성에게 내려지는 가지가지의 재앙은 하늘이 내리는 것이 아니고 사람들 스스로가 만드는 것이다.

ㅇ얼(孼)-잘못됨, 죄. ㅇ비(匪)-아니. ㅇ강(降)-내리다. ㅇ자(自)-부터.

 

42,

謀夫孔多니 是用不集이로다.(詩經 小雅 小旻)

모부공다니 시용부집이로다.(시경 소이 소민)

꾀하는 이 너무 많아 일이 잘 안되네.

 

일을 하는 데 의논이 많고 의견을 내는 사람이 너무 많으면 일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오른다는 속담과 같다.

ㅇ모(謀)-꾀하다. ㅇ부(夫)-사람. ㅇ공(孔)-심하다. 너무. ㅇ용(用)-쓰다. ㅇ시용(是用)-이로써. ㅇ집(集)-이루다.

 

43,

如彼築室于道謀라 是用不潰于成이로다.(詩經 小雅 小旻)

여피축실우도모라 시용불궤우성이로다.(시경 소아 소민)

집을 지으려는 사람이 길 가는 사람과 의논함 같으니 끝내 이루어지지 않는다.

 

자기 자신의 집을 지으려는 데 길 지나가는 사람과 의논하는 것은, 결국 무책임한 응답을 바라는 것이 된다. 지나는 나그네가 얼마나 성실히 의논에 응할 것이며, 그 답이 바라는 바에 얼마나 적중하겠는가. 곧 쓸모없는 사람은 아무리 많아도 필요가 없다.

ㅇ피(彼)-저. ㅇ축(築)-짓다. ㅇ실(室)-방. 집. ㅇ도(道)-말하다. ㅇ모(謀)-꾀하다. ㅇ궤(潰)-이루다.

 

44,

戰戰兢兢하여 如臨深淵하며 如履薄氷하라.(詩經 小雅 小旻)

전전긍긍하여 여임심연하며 여리박빙하라.(시경 소아 소민)

두려워하여 조심하기를 깊은 연못에 임하듯 하고, 엷은 얼음판 밟고 가듯 한다.

 

사람은 누구나 연못가에 서면 빠질까 두려워하여 조심하고, 엷은 얼음판을 걸을 때는 얼음이 깨질까 조심조심 밟게 된다. 이렇듯 무슨 일을 하거나 조심해야 한다.

ㅇ전(戰)-두려워하다. ㅇ긍(兢)-조심하다. ㅇ임(臨)-임하다. ㅇ연(淵)-못. ㅇ이(履)-밟다. ㅇ박(薄)-얇다. ㅇ빙(氷)-얼음.

 

45,

維桑與梓도 必恭敬之니라.(詩經 小雅 小弁)

유상여재도 필공경지니라.(시경 소아 소변)

뽕나무와 가래나무도 반드시 공경하나니라.

 

옛날 중국에서는 집 울안에는 뽕나무와 가래나무를 반드시 심었었다. 그러므로 뽕나무와 가래나무를 보면 고향으로 생각하여 공경했다. 또한 뽕나무는 누에를 치는 먹이가 되어 사람의 삶에 기여하고, 가래나무는 사람이 죽으면 시신을 담는 관을 짜는 목재가 되어 사람의 죽음에 기여하므로 공경해야 한다.

ㅇ상(桑)-뽕나무. ㅇ재(梓)-가래나무. ㅇ필(必)-반드시. ㅇ공(恭)-공경하다. ㅇ경(敬)-공경하다.

 

46,

相彼投兎면 尙或先之니라.(詩經 小雅 小弁)

상피투토면 상혹선지니라.(시경 소아 소변)

쫓기어 뛰어든 토끼를 보면, 이를 먼저 달아나게 한다.

 

쫓기어 달아나면서 구원을 바라는 토끼를 보면, 사냥꾼이라도 이를 잡아서는 안 되고, 오히려 이를 달아나게 해주는 것이 인정이다. 위난에 처한 사람은 구해 주어야 한다.

ㅇ상(相)-보다. ㅇ투(投)-던지다. ㅇ토(兎)-토끼.

 

47,

君子無易由言이니 耳屬于垣이니라.(詩經 小雅 小弁)

군자무이유언이니 이속우원이니라.(시경 소아 소변)

군자는 말을 가벼이 하지 아니하나니, 귀는 담에도 붙어 있는 것이네.

 

군자는 문제가 될 만한 말은 함부로 말하지 않아야 한다. 사람의 귀는 담에도 붙어 있는 것이니 비밀은 없다.

ㅇ이(易)-쉽다. ㅇ유(由)-말미암다. ㅇ언(言)-말. ㅇ유언(由言)-말에 대하여 ㅇ이(耳)-귀. ㅇ속(屬)-붙다. ㅇ원(垣)-담장.

 

48.

靡瞻匪父하고 靡依匪母라.(詩經 小雅 小弁)

미첨비부하고 미의비모라.(시경 소아 소변)

부모 밖에 누구를 우러러보며, 누구를 의지할 수 있단 말인가.

 

우리가 우러러보아야 할 사람은 아버지이고, 우리가 의지할 사람은 어머니이다. 누군들 부모를 소중히 여기지 않겠는가.

ㅇ미(靡)-말다. ㅇ첨(瞻)-보다. ㅇ비(匪)-아니다. ㅇ의(依)-의지하다.

 

49,

巧言如簧은 顔之厚矣로다.(詩經 小雅 巧言)

교언여황은 안지후의로다.(시경 소아 교언)

생황 소리 같은 교언은 낯가죽 두꺼운 사람이 하네.

 

말을 넉살 좋게 말하는 것은 낯가죽 두꺼운 사람이 하는 것이다. 후안무치(厚顔無恥) 곧 낯가죽이 두꺼워 부끄러운 줄 모른다는 말과 같다.

ㅇ황(簧)-생황 ㅇ안(顔)-낯. ㅇ후(厚)-두껍다.

 

50.

盜言孔甘하여 亂是用餤이라.(詩經 小雅 巧言)

도언공감하여 란시용담이라.(시경 소아 교언)

간사한 말 달콤하여 난리는 더욱 느누나.

 

도적 같은 나쁜 사람의 말은 듣기에 달콤하여 속기 쉬우니 이 말을 따르면 난리를 더 크게 한다.

ㅇ도(盜)-도둑. ㅇ공(孔)-심하다. 매우. ㅇ란(亂)-난리. ㅇ용(用)-쓰다. ㅇ담(餤)-진전되다. 나아가다.

 

51.

君子如怒면 亂庶遄沮라.(詩經 小雅 巧言)

군자여노면 란서천저라.(시경 소아 교언)

임이 성을 내시면 난리는 멈추느니.

 

군자가 진노하여 난리에 관여한다면 난리는 그칠 것인데 군자는 관여하지 않는구나.

ㅇ노(怒)-성내다. ㅇ서(庶)-무릇. 모두. ㅇ천遄)- 빠르다. ㅇ저(沮)-막다.

 

52.

君子屢盟이니 亂是用長이라.(詩經 小雅 巧言)

군자루맹이니 란시용장이라.(시경 소아 교언)

군자가 맹세 거듭하니 난리는 자라누나.

 

군자가 한 번 한 맹약을 지키지 않고 함부로 바꾸니 난리는 더 커진다. 군자는 신의를 지켜 함부로 맹세를 바꾸어서는 안 된다.

ㅇ루(屢)-거듭. ㅇ용(用)-쓰다. ㅇ장(長)-자라다.

 

53,

明明上天이 照臨下土니라.(詩經 小雅 小明)

명명상천이 조임하토니라.(시경 소아 소명)

밝고 밝은 하늘이 아래 땅을 비추고 있네.

 

밝은 하느님은 항상 하계를 내려다보며 우리들의 행동을 감시하고 있다. 악을 행하면 벌을 내리고, 선을 행하면 복을 내린다.

ㅇ명(明)-밝다. ㅇ조(照)-비추다. ㅇ임(臨)-임하다.

 

54.

無恒安息이라.(詩經 小雅 小明)

무항안식이라.(시경 소아 소명)

편안히 쉬려고만 하지 말라.

 

자기 혼자만의 편안함을 구해서는 안 된다.

ㅇ항(恒)-늘. ㅇ안(安)-편안하다. ㅇ식(息)-쉬다.

 

55.

雨我公田하여 遂及我私니라.(詩經 小雅 大田)

우아공전하여 수급아사니라.(시경 소아 대전)

비가 내려 공전도 적시고, 사전도 적시네.

 

비가 내리거든 먼저 나라의 공전을 적셔다오. 그 비가 남거든 우리들의 사전을 적셔 다오. 국가나 공을 우선하고 사를 뒤로 하라는 노래이다.

ㅇ우(雨)-비. 비오다. ㅇ공(公)-공평하다. ㅇ전(田)-밭. ㅇ수(遂)-다하다. ㅇ사(私)-나.

 

56,

匪言勿言하며 匪由勿語니라.(詩經 小雅 賓之初筵)

비언물언하며 비유물어니라.(시경 소아 빈지초연)

부당한 말은 말하지 말며, 법도에 어긋나는 말은 말하지 말라.

 

말해서 이롭지 않는 말은 말하지 않는 것이 좋고, 이유가 없는 말은 말하지 않는 것이 좋다.

ㅇ비언(匪言)-부당한 말. ㅇ비유(匪由)-법도에 어긋나는 말.

 

57,

老馬反爲駒하여 不顧其後로다.(詩經 小雅 角弓)

노마반위구하여 불고기후로다.(시경 소아 각궁)

늙은 말이 망아지로 생각하여 뒷일은 돌아보지 않네.

 

지난 날 부지런히 일하던 말을 이제 늙었다고 푸대접하여 돌보지 않는다. 사람은 자칫하면 장차 자기도 늙어 일 못하는 운명에 처한다는 것을 잊어버리기 쉽다.

ㅇ마(馬)-말. ㅇ반(反)-돌이키다. ㅇ구(駒)-망아지. ㅇ고(顧)-돌아보다.

 

58,

毋如塗塗附니라.(詩經 小雅 角弓)

무여도도부니라.(시경 소아 각궁)

진흙에 진흙 붙이는 짓 하지 말게.

 

진흙 길에 진흙을 더 바르는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 사악한 짓을 하는 사람에게 사악한 짓을 하게 하는 것 같은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ㅇ무(毋)-없다. 말다. ㅇ도(塗)-진흙, 펄. ㅇ부(附)-붙이다.

 

59,

天步艱難이어늘 之子不猶로다.(詩經 小雅 白華)

천보간난이어늘 지자불유로다.(시경 소아 백화)

시국은 어지러워지고 있건만 우리 님은 돌아오시려 하지 않네.

 

시국이 어지러워지는 데도 내 남편은 나를 좋아하지 않아 돌아올 생각을 하지 않는구나.

ㅇ천(天)-하늘. ㅇ보(步)-걸음. ㅇ간(艱)-어렵다. ㅇ난(難)-어렵다. ㅇ유(猶)-꾀하다.

ㅇ지자(之子)-남편.

 

60.

有鶖在梁이요 有鶴在林이라.(詩經 小雅 白華)

유추재량이요 유학재림이라.(시경 소아 백화)

추조(두루미)는 어살에 있고, 학은 숲속에 있네.

 

추조(鶖鳥=두루미)는 탐욕스러워 고기잡이하는 어살에서 배불리 잘 먹고 지내고, 학은 결백하고 점잖아서 먹이도 없는 숲속에서 산다. 이처럼 탐욕스러운 소인배들은 득세 하고,고결한 군자는 역경에서 고생을 하기도 한다.

ㅇ추(鶖)-두루미. ㅇ량(梁)-어살. ㅇ학(鶴)-황새. ㅇ림(林)-숲.

 

61,

不敢暴虎하고 不敢馮河니라.(詩經 小雅 小旻)

불감포호하고 불감빙하니라.(시경 소아 소민)

맨손으로 호랑이 잡지 못하고, 걸어서는 황하를 건너지 못하네.

 

맨손으로는 호랑이를 잡을 수 없으며 걸어서 황하를 건널 수는 없다. 세상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없는 일을 무리하게 해내려는 무모한 짓은 하지 말라.

ㅇ포호(暴虎)-맨손으로 호랑이를 침. ㅇ빙하(馮河)-걸어서 황하를 건넘. ㅇ감(敢)-구태여.

 

62,

高山仰止하고 景行行止하니라.(詩經 小雅 車舝)

고산앙지하고 경행행지하니라.(시경 소아 차할)

높은 산은 우러러 보아야 하고, 길은 큰 길을 가야 하느니.

 

산이 높으면 누구나 우러러 보아야 하고, 길이 크면 누구나 걷고 싶어진다. 인격을 수양하여 높은 산처럼 남이 우러러 보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떳떳이 대도를 걷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ㅇ앙(仰)-우러르다. ㅇ경(景)-경치. ㅇ경행(景行)-큰 길. ㅇ지(止)-어조사.

ㅇ할(舝)-걸쇠.굴대빗장.(=轄)

 

63,

汎汎楊舟는 載沈載浮로다.(詩經 小雅 菁菁者莪)

범범양주는 재침재부로다.(시경 소아 청청자아)

물결 따라 나룻배는 뜨는 듯 잠기는 듯.

 

버들나무로 만든 배는 둥둥 떠서 무거운 것이거나 가벼운 것이거나 모두 실어 잘 나른다. 훌륭한 교육자는 어떠한 학생이라도 맡아 잘 가르친다는 데 비유한 노래이다.

ㅇ범(汎)-뜨다. ㅇ양(楊)-버들나무. ㅇ주(舟)-배. ㅇ재(載)-싣다. ㅇ침(沈)-잠기다. ㅇ부(浮)-뜨다.

 

64.

無將大車에 維塵冥冥이라.(詩經 小雅 無將大車)

무장대거에 유진명명이라.(시경 소아 무장대거)

수레를 몰고 가지 마라. 먼지로 눈이 어두워지리.

 

화물을 실은 수레를 몰고 가지 마라라. 먼지가 일어서 눈이 캄캄해질 것이다. 아무리 안쓰러워도 소인을 돕지 말라. 도와주면 번거로운 일이 생긴다.

ㅇ장(將)-나아가게 도와주다. ㅇ거(車)-수레. ㅇ진(塵)-먼지. ㅇ명(冥)-어둡다.

 

65.

無思百憂하라. 祗自重兮하니라.(詩經 小雅 無將大車)

무사백우하라. 지자중혜하니라.(시경 소아 무장대거)

온갖 걱정 하지 말라. 근심만 더 겹치리.

 

걱정거리가 생기면 그에 관련된 다른 일에 대대서도 걱정을 하게 된다.그러나 걱정은 그뿐으로 줄여서 마음을 놓는 것이 좋다. 걱정을 하면 할수록 걱정은 더 겹쳐지는 것이다.

ㅇ우(憂)-걱정하다. ㅇ지(祗)-마저. ㅇ자(自)-스스로. ㅇ중(重)-거듭하다.

 

66

周雖舊邦이나 其命維新이라.(詩經 大雅 文王)

주수구방이나 기명유신이라.(시경 대아 문왕)

주나라는 비록 오래나 천명은 새롭다.

 

주나라는 비록 오랜 나라이나 천명은 새로워서 앞으로 번영할 것이다.

ㅇ수(雖)-비록. ㅇ구(舊)-오래다. ㅇ방(邦)-나라. ㅇ명(命)-천명. ㅇ신(新)-새롭다.

 

67,

無念爾祖하여 聿修厥德이어다.(詩經 大雅 文王)

무념이조하여 율수궐덕이어다.(시경 대아 문왕)

그대의 조상 일을 잊지 말지니, 항상 덕을 닦아 키워가세.

 

사람이라면 그 조상을 생각하지 않을 수 있으랴. 조상이 닦아 놓은 덕을 생각하며 더 수양을 쌓아가야 참된 효행이 된다.

ㅇ념(念)-생각. ㅇ조(祖)-조상. 할아버지. ㅇ율(聿)-마침내. ㅇ수(修)-닦다. ㅇ궐(厥)-크다.

 

68,

永言配命이 自求多福이니라.(詩經 大雅 文王)

영언배명이 자구다복이니라.(시경 대아 문왕)

길이길이 하늘의 뜻을 받들어 행해, 스스로 그 몸의 복을 구하라.

 

영원히 하늘의 뜻을 보전하여 따라 행함으로써 자기 스스로 복을 구해야 한다.

ㅇ영(永)-길다. ㅇ배(配)-나누다. ㅇ복(福)-복.

 

69,

上天之載는 無聲無臭니라.(詩經 大雅 文王)

상천지재는 무성무취니라.(시경 대아 문왕)

하느님이 하시는 일은 소리도 냄새도 아니 나노니.

 

하늘이 하는 일은 소리도 없고, 냄새도 없다. 들리지도 않고 보이지도 않으나 천명은 정확히 운행되고 있다.

ㅇ재(載)-일. ㅇ취(臭)-냄새.

 

70,

明明在下하며 赫赫在上이니라.(詩經 大雅 大明)

명명재하하며 혁혁재상이니라.(시경 대아 대명)

밝게 땅 위에 계시며 빛나게 하늘에도 계시네.

 

하늘의 신은 혁혁하게 빛나 하늘에 있으나 그 빛은 땅 위를 비추어 하계를 지배한다.

ㅇ재하(在下)-지상. ㅇ재상(在上)-천상. ㅇ혁(赫)-빛나다.

 

71.

俾晝作夜라.(詩經 大雅 蕩)

비주작야라.(시경 대아 탕)

낮을 밤을 삼는구나.

 

술에 취하여 낮을 밤 삼아 지내는 방탕한 모습을 말한다.

ㅇ비(卑)-하여금. ㅇ주(晝)-낮. ㅇ야(夜)-밤.

 

72,

豈弟君子여 干祿豈弟로다.(詩經 大雅 旱麓)

개제군자여 간록개제로다.(시경 대아 한록)

즐겁고 편안하신 우리 님께선 복도 편히 저절로 받으시네.

 

도를 즐기고 마음이 편안하신 군자에게는 저절로 천록이 주어져서, 복록을 구하기가 쉽다.

ㅇ개(豈)-어찌. ㅇ제(弟)-아우. ㅇ개제(豈弟)-즐겁고 마음이 화락하다.

ㅇ간(干)-구하다. ㅇ록(祿)-록, 보수.

 

73.

鳶飛戾天하고 漁躍于淵이라.(詩經 大雅 旱麓)

연비려천하고 어약우연이라.(시경 대아 한록)

솔개는 날아서 하늘을 가고 고기는 다투어 연못을 뛰네.

 

솔개는 마음대로 하늘을 자유롭게 날고 고기는 연못 속에서 마음껏 뛰놀고 있다. 세상이 태평하여 근심이 없는 태평성세를 노래하고 있다.

ㅇ연(鳶)-솔개. ㅇ비(飛)-날다. ㅇ려(戾)-이르다. ㅇ어(漁)-고기. ㅇ약(躍)-뛰다. ㅇ연(淵)-못.

 

74,

刑于寡妻하시고 至于兄弟하사 以御于家邦하시니라.(詩經 大雅 思齊)

형우과처하시고 지우형제하사 이어우가방하시니라.(시경 대아 사제)

덕으로 후비에게 본을 보이셔서, 더 한 걸음 친척에도 미치게 하여

이렇게 나라를 다스리셨네.

 

아내에게 모범을 보이고, 형제에게 모범을 보여 집안을 가지런히 하고서 나라를 다스렸다. 왕(文王)의 덕을 찬양하는 노래이다.

ㅇ형(刑)-모범을 보임. ㅇ과처(寡妻)-아내. 어(御)-거느리다.

 

75,

予懷明德이나 不大聲以色하니라.(詩經 大雅 皇矣)

여회명덕이나 부대성이색하니라.(시경 대아 황의)

나의 기뻐함은 밝은 덕이나, 그 위엄을 크게 떨치지 않네.

 

밝은 덕이 있는 사람에게 천명을 내려주기 위하여 천제가 내려오실 때는 소리나 빛을 내지 않고 곧 위엄을 부리지 않고 내려주신다. 밝은 덕을 가진 사람에게는 은연중에 천제가 천명을 내려주는 것이다.

ㅇ여(予)-나. ㅇ회(懷)-품다. ㅇ성(聲)-소리, 기쁨이나 성냄을 나타내는 소리.

ㅇ색(色)-빛, 성냄이나 기쁨을 나타내는 얼굴 빛. ㅇ이(以)-와. ㅇ성이색(聲以色)-위엄이라는 뜻.

 

76,

誕彌厥月하여 先生如達하시니라.(詩經 大雅 生民)

탄미궐월하여 선생여달하시니라.(시경 대아 생민)

드디어 정해진 열 달이 차자. 초산도 쉽기가 양을 낳듯이.

 

주나라의 조상인 후직(后稷)은 그 어머니가 임신 열 달이 차자 초산이지만 양이 새끼를 낳듯 쉽게 나으셨다 하여 조상의 위대한 탄생이 주나라 발전의 근원이라 찬양함이다. 탄생(誕生)이란 말은 여기서 나온 말이다.

ㅇ탄(誕)-크다. ㅇ미(彌)-차다. ㅇ궐(厥)-그것. ㅇ미궐월(彌厥月)-임신 열 달이 차다.

ㅇ달(達)-낳다. 양의 새끼.

 

77.

旣醉以酒요 旣飽以德이로다.(詩經 大雅 旣醉)

기취이주요 기포이덕이로다.(시경 대아 기취)

술에 이미 취하고, 덕에 이미 배불렀다.

 

술을 대접받아 이미 취하였고, 바른 예절로 친절히 맞아주는 덕에 감화되었다. 호의에 감사함을 나타내는 말이다. 취포(醉飽) 곧 술을 취하게 마시고, 밥을 배불리 먹어서 대접을 잘 받았다는 말은 여기서 나온 말이다.

ㅇ기(旣)-이미. ㅇ취(醉)-취하다. ㅇ포(飽)-배부르다.

 

78,

孝子不匱하니 永錫爾類로다.(詩經 大雅 旣醉)

효자불궤하니 영석이류로다.(시경 대아 기취)

효자의 효도 다함이 없으니 영원토록 복 내리시겠네.

 

한 집안에 효자가 나면 그 영향을 받아 그 후손에도 계속 효자가 난다.

ㅇ궤(匱)-다하다. ㅇ석(錫)-주다. ㅇ류(類)-좋다. 좋은 복.

 

79,

豈弟君子여 民之父母로다.(詩經 大雅 洞酌)

개제군자여 민지부모로다.(시경 대아 동작)

점잖으신 군자님은 백성들의 부모시니라.

 

도덕을 즐기고 마음이 평안한 군자는 백성들의 부모로서 모범이 된다.

ㅇ개(豈)-어찌. ㅇ제(弟)-아우. ㅇ개제(豈弟)-도를 즐기고 마음이 평안하다.

 

80,

鳳凰鳴矣니 于彼高岡이로다. 梧桐生矣니 于彼朝陽이로다.(詩經 大雅 卷阿)

봉황명의니 우피고강이로다. 오동생의니 우피조양이로다.(시경 대아 권아)

봉황새가 저 높은 산등성이에서 우네. 오동나무가 산 동쪽 기슭에 자라네.

 

봉황새는 오동나무에만 앉는다고 한다. 이 봉황새가 높은 산등성이에서 울고, 좋아하는 오동나무는 산 동쪽에서 자란다. 태평한 시대임을 나타낸다.

ㅇ명(鳴)-울다. ㅇ피(彼)-저. ㅇ강(岡)-산등성이. ㅇ오(梧)-오동나무. ㅇ동(桐)-오동나무. ㅇ조(朝)-아침. ㅇ양(陽)-햇볕. ㅇ조양(朝陽)-동쪽.

 

81,

天之方蹶니 無然泄泄어라.(詩經 大雅 板)

천지방궤니 무연예예어라.(시경 대아 판)

하늘은 방금 성내 움직이려 하는데, 그처럼 떠들기만 하지 말기를.

 

천명이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성큼 달려들려 하는데, 말들만 하고 머뭇거리고 있는가. 정치를 바로 잡아야 할 것이 아니냐. 악정을 펴면 반드시 천벌이 내린다는 것을 모르는가. 위정자에게 실정을 간하는 노래이다.

ㅇ궤(蹶)-움직이다. ㅇ예(泄)-말이 많다.

 

82,

懷德維寧이며 宗子維城이로다.(詩經 大雅 板)

회덕유녕이며 종자유성이로다.(시경 대아 판)

덕을 몸에 지니면 편안하리니, 아들이 스스로 성이 됨일세.

 

위정자가 덕을 지니고 있으면 만사가 잘 이루어질 것이고, 그 자손이 성처럼 번영할 것이다.

ㅇ회(懷)-품다. ㅇ녕(寧)-편안하다. ㅇ종(宗)-마루. ㅇ성(城)-성, 재.

 

83,

靡不有初나 鮮克有終이니라.(詩經 大雅 蕩)

미불유초나 선극유종이니라.(시경 대아 탕)

모두 시작은 있었지만 끝까지 잘한 나라는 드물다.

 

정권을 잡을 시초에는 정치를 잘 할 것처럼 시작하지만, 끝까지 잘해내는 일은 드물다. 무슨 일이나 처음은 잘 할 듯이 시작하지만 끝까지 잘 해내는 일은 매우 드물다.

ㅇ미(靡)-없다. ㅇ선(鮮)-드물다. ㅇ극(克)-잘하다. ㅇ종(終)-마치다.

 

84.

雖無老成人이언들 尙有典刑이리. 曾是莫聽이로다.(詩經 大雅 蕩)

수무로성인이언들 상유전형이리. 증시막청이로다.(시경 대아 탕)

노성한 신하는 없다 하기로, 그 옛날 그 법이 없기야 하리.

난세라 누구도 귀 기울이지 않네.

 

비록 훌륭한 신하가 없다고 하지만, 옛날에 정해 놓은 훌륭한 규범이야 없겠는가. 그러나 세상이 어지러워지면 누구나 규범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ㅇ수(雖)-비록. ㅇ로(老)-늙다. ㅇ성(成)-이루다. ㅇ상(尙)-아직. ㅇ전(典)-법.

ㅇ형(刑)-법. ㅇ증(曾)-일찍이. ㅇ막(莫)-말다. ㅇ청(聽)-듣다.

 

85

柔遠能爾하여 以定我王이어다.(詩經 大雅 民勞)

유원능이하여 이정아왕이어다.(시경 대아 민로)

먼 곳 사람들 편하게 해주고, 가까운 곳 사람들 따르게 하여

우리 임금 안정시켜 주사이다.

 

왕이 그 지위를 안정되게 유지하려면 먼 곳 사람들을 유하게 달래어 편히 살게 해주고, 가까운 곳 사람들을 잘 대우하여야 한다.

ㅇ유(柔)-부드럽다. ㅇ능(能)-잘하다. 온순하다. ㅇ이(邇)-가깝다. ㅇ정(定)-안정되다.

 

86,

人亦有言하되 靡哲不愚라.(詩經 大雅 抑)

인역유언하되 미철불우라.(시경 대아 억)

지금 세상 사람은 모두 말하기를 어진이도 바보가 다 되었다네.

 

난세를 만나면 현명한 사람도 바보처럼 지내면서 몸을 보호한다.

ㅇ미(靡)-없다. ㅇ철(哲)-밝다. 어질다. ㅇ우(愚)-어리석다.

 

87,

投我以桃에 報之以李로다.(詩經 大雅 抑)

투아이도에 보지이리로다.(시경 대아 억)

내게 복숭아를 던져주면, 이에 오얏으로 갚는다.

 

선물로 복숭아를 받았으면 이에 대하여 오얏으로 갚아야 한다. 자그만 은혜에도 사례를 해야 한다.

ㅇ투(投)-던지다. ㅇ도(桃)-복숭아. ㅇ보(報)-갚다. ㅇ리(李)-오얏. 자두.

 

88,

溫溫恭人은 維德之基니라.(詩經 大雅 抑)

온온공인은 유덕지기니라.(시경 대아 억)

너그럽고 공손한 사람은 덕의 터전일세.

 

너그럽고 공손하며 신중한 사람은 도덕의 근본이 된다.

ㅇ온(溫)-따뜻하다. ㅇ공(恭)-공손하다. ㅇ기(基)-터. ㅇ온온(溫溫)-관대하다.

 

89,

聽用我謀면 庶無大悔리라.(詩經 大雅 抑)

청용아모면 서무대회리라.(시경 대아 억)

나의 계책을 따른다면 아마 큰 뉘우침은 없을 것이다.

 

내가 낸 의견을 따랐다면 이러한 큰 후회는 없었을 것이다. 위정자는 주변의 충언을 잘 들어 참고해야 한다.

ㅇ청(聽)-듣다. ㅇ모(謀)-꾀하다. ㅇ서(庶)-거의. ㅇ회(悔)-뉘우치다.

 

90,

哲人之愚는 亦維斯戾로다.(詩經 大雅 抑)

철인지우는 역유사려로다.(시경 대아 억)

철인의 어리석음은 또한 도리에 어긋나는 것이로다.

 

철인이라고 일컬어지는 인물이 바보 같은 모습으로 지내야 하는 세상이란 난세를 말하며, 철인이 난세를 현명하게 살아 나아가려고 바보 같은 태도를 지녀야 한다면, 이것은 도리에 어긋나는 태도이다. 이 말은 명철보신(明哲保身)의 뜻이 있다.

ㅇ철(哲)-밝다. ㅇ우(愚)-어리석다. ㅇ역(亦)-또. ㅇ유(維)-오직. ㅇ사(斯)-이것.

ㅇ려(戾)-어그러지다.

 

91,

相在爾室하니 尙不愧于屋漏로다.(詩經 大雅 抑)

상재이실하니 상불괴우옥루로다.(시경 대아 억)

그대가 옥루에 혼자 있어도 마음에 부끄러운지를 살펴볼지니.

 

군자의 행동은 숨길 수 없는 것이니, 비록 사람이 보이지 않는 곳에 있어도 부끄러운 행동은 하지 않는다.

ㅇ상(相)-보다. ㅇ이(爾)-너. ㅇ실(室)-방. ㅇ상(尙)-오히려. ㅇ괴(愧)-부끄럽다.

ㅇ옥(屋)-집. 작은 장막. ㅇ루(漏)-숨다. ㅇ옥루(屋漏)-제사를 돕는 사당의 한 구석.

 

92.

哲夫成城이나 哲婦傾城이니라.(詩經 大雅 瞻卬)

철부성성이나 철부경성이니라.(시경 대아 섬고)

사나이는 똑똑하면 성을 이루고, 여인이 똑똑하면 성을 기울게 하네.

 

명철한 남자는 성을 이루게 하듯이 나라를 공고히 하고, 여자가 똑똑하면 성을 기울게 하듯이 나라를 망치게 한다.

ㅇ철(哲)-밝다. ㅇ성(成)-이루다. ㅇ성(城)-성. ㅇ경(傾)-기울다.

 

93,

婦有長舌하여 維厲之階로다.(詩經 大雅 瞻卬)

부유장설하여 유려지계로다.(시경 대아 섬고)

여인에겐 긴 혀가 있어 재난을 일으키네.

 

여인은 말이 많아서 마침내는 재난을 일으켜 나라를 어지럽게 한다.

ㅇ설(舌)-혀. ㅇ장설(長舌)-말이 많음. ㅇ려(厲)-악하다. 재난.

ㅇ려지계(厲之階)-재난을 일으키게 하다.

 

94,

誰能執熱하여 逝不以濯이리오.(詩經 大雅 桑柔)

수능집열하여 서불이탁이리오.(시경 대아 상유)

누가 뜨거운 물건 쥐면 물에 손 씻지 않으리.

 

누구나 모르고 뜨거운 물건을 쥐었으면 뜨거워서 곁에 있는 찬물에 손을 담그지 않겠는가. 누구나 위급한 일을 당하면 이를 면하려 하지 않겠는가.

ㅇ수(誰)-누구. ㅇ집(執)-잡다. ㅇ열(熱)-뜨겁다. ㅇ탁(濯)-씻다. ㅇ서(逝)-조사.

 

95.

聽言則對나 誦言如醉로다.(詩經 大雅 桑柔)

청언즉대나 송언여취로다.(시경 대아 상유)

순종하는 말에는 대답하지만, 간하는 말엔 취한 듯이 건성으로 듣네.

 

이롭지 않으나 듣기 좋은 말은 귀를 기울여 잘 들으나, 교훈이 되지마는 듣기 싫은 말은 술에 취한 듯이 건성으로 들어 넘긴다.

ㅇ청(聽)-듣다. ㅇ대(對)-대답하다. ㅇ송(誦)-외다. ㅇ취(醉)-취하다. ㅇ청언(聽言)-듣기 좋은 말. ㅇ송언(誦言)-외울만한 교훈이 되는 말.

 

96,

天生烝民하시니 有物有則이로다.(詩經 大雅 烝民)

천생증민하시니 유물유칙이로다.(시경 대아 증민)

하늘이 모든 사람 낳으셨으며, 만물엔 하늘이 준 도리가 있네.

 

증민(烝民)은 많은 백성을 말하며, 물(物)은 실제의 물건이나 사실을 말한다. 하늘은 사람을 낳게 하고 물건과 일을 낳게 했으며 사람과 물건 또는 물건과 물건, 사람과 일 또는 물건 사이에는 법칙이 있게 했다. 사람은 사람의 법칙을 따라야 한다.

ㅇ증(烝)-衆.무리. ㅇ물(物)-물건. ㅇ칙(則)-법칙.

 

97,

旣明且哲하여 以保其身하니라.(詩經 大雅 烝民)

기명차철하여 이보기신하니라.(시경 대아 증민)

밝고도 분명하여 그 몸을 지키도다.

 

세상이 어지러워지면 도리에 밝고 세정을 깨달아 몸의 안전을 지킨다. 이를 명철보신(明哲保身)이라 한다.

ㅇ기(旣)-이미. ㅇ명(明)-밝다. ㅇ차(且)-또. ㅇ철(哲)-밝다. ㅇ보(保)-안보하다.

 

98,

柔則茹之하고 剛則吐之하니라.(詩經 大雅 烝民)

유즉여지하고 강즉토지하니라.(시경 대아 증민)

부드러우면 먹고, 딱딱하면 뱉어낸다.

 

야채 같은 것을 먹는다 하자. 만일 그것이 부드러우면 먹을 것이나, 딱딱하면 뱉어내는 것이 보통일 것이다. 이처럼 사람은 약자에게는 나서서 윽박지르려 하고 강한 자는 피하려 하는 것이 상정이다.

ㅇ유(柔)-부드럽다. ㅇ여(茹)-먹다. ㅇ강(剛)-굳세다. ㅇ토(吐)-뱉다.

 

99,

穆如淸風이로다.(詩經 大雅 烝民)

목여청풍이로다.(시경 대아 증민)

어울림이 마치 맑은 바람과 같도다.

 

잘 조화를 이룬 작품이나 훌륭한 가르침은 맑은 바람처럼 번져서 많은 사람에게 감화를 준다.

ㅇ목(穆)-화하다. 어울리다. ㅇ여(如)-같다. ㅇ청(淸)-맑다. ㅇ풍(風)-바람.

 

100

揚之水여 不流束薪이로다.(詩經 大雅 揚之水)

양지수여 불류속신이로다.(시경 대아 양지수)

잔잔한 물결은 나무 다발도 떠내려 보내지 못하네.

 

“양지수”란 높이 쳐 올라갔다가 떨어져 내리는 물결을 말한다. 한 때 성하게 물결쳐 올라갔더라도 한 번 약해지면 나무 다발도 떠 내리게 할 힘이 없다. 사람이나 국가나 왕성했던 힘이 쇠해지기 시작하면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된다.

ㅇ양(揚)-오르다. ㅇ류(流)-흐르다. ㅇ속(束)-다발. ㅇ신(薪)-장작.

 

101

天難忱斯니 不易維王이로다.(詩經 大雅 大明)

천난침사니 불이유왕이로다.(시경 대아 대명)

덕 없이 하늘만을 믿을 것이랴. 보존하기 어려움은 제왕의 자리니라.

 

하늘이 반드시 나라를 도와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천명에 좇아 나라를 다스릴 때 하늘은 도와주는 것이다. 천명을 거역하면 하늘의 도움은 달리 옮아갈 것이니 제왕으로서 그 자리를 보존함은 그리 쉬운 것이 아니다.

ㅇ난(難)-어렵다. ㅇ침(忱)-정성. 믿다. ㅇ이(易)-쉽다.

 

102.

我心憚暑하고 憂心如熏이라.(詩經 大雅 雲漢)

아심탄서하고 우심여훈이라.(시경 대아 운한)

더위도 두렵지 않음이 아니나, 내 마음을 태우는 불길 어이리.

 

걱정이 쌓이고 쌓여서 가슴이 타는 듯하다.

ㅇ탄(憚)-꺼리다. 두렵다. ㅇ서(暑)-덥다. ㅇ우(憂)-걱정. ㅇ훈(熏)-불길.

 

103

濟濟多士이 秉文之德하니라.(詩經 周頌 淸廟之什)

제제다사이 병문지덕하니라.(시경 주송 청묘지십)

수많은 제사들이 문왕의 덕을 받들도다.

 

수많은 위엄 있는 인재들이 문왕의 훌륭한 도를 잡아 지키고 있다.

ㅇ제(濟)-단정하다. ㅇ병(秉)-잡다.

 

104.

壽考維祺하고 以介景福이로다.(詩經 大雅 行葦)

수고유기하고 이개경복이로다.(시경 대아 행위)

오래도록 사시고 즐거우셔서 푸짐히 커다란 복을 누리소서.

 

오래오래 사시고 즐거움을 누리시어 커다란 복락을 누리시옵소서. 수고(壽考)는 장수를 말하며, 기(祺)는 즐거움을 말하며, 경복(景福)은 커다란 행복을 의미하는 말이다. 경복궁(景福宮)의 경복은 여기서 유래한다.

ㅇ수(壽)-목숨. ㅇ고(考)-늙다. ㅇ기(祺)-상서롭다. 좋다. ㅇ개(介)-끼다. ㅇ경(景)-크다. ㅇ복(福)-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