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줄기에 가지와 잎을 달라
5, 줄기에 가지와 잎을 달라
오늘은 인간의 발달에 대하여 말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인간이란 모든 생물 중에서 가장 무력한 상태에서 태어납니다. 나 같은 사람은 지금도 어머니한테서 편지가 옵니다. ‘봄에는 나른해서 졸리니까 운전할 때는 조심해라.’ 라든지 ‘겨울이면 운전에 예열을 주라.’는 등 아직도 독립한 한 사람이 아닙니다. 지금 내 나이는 52세입니다. 그러나 독립하기가 어렵다는 것에는 의미가 있습니다. 인간은 유전으로는 전달되지 않은 사회적인 능력이나 가치관을 학습하면서 발달하는 존재입니다. 무력하니까 도움이 필요하고. 도움을 줄 때는 말을 비롯하여 유전으로는 전달되지 않는 여러 가지를 전하는 것입니다.
만일 인간이 태어나서 곧 스스로 화장실에 가고 식사를 하고 목욕을 한다면 어머니는 아이를 버릴 것입니다. 그만 두고 일을 하거나 텔레비전을 보거나--중에는 아이가 울면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겨울 베란다에 내쫓거나 죽여서 냉장고에 처넣는 부모도 생겨났으니까요. 깨지고 있어요. 부모의 기능이.>
라고 스피치가 있었다고 합시다.
이 말은 말의 본줄기와는 동 떨어져서 직접 관계가 없는 삽화입니다. 이것이 이야기의 폭을 깊게 합니다. 임장감이라고 할까요.
청중은 본줄기만 길게 이야기하면 두 가지의 반응을 일으킵니다. 들어서 이해한다는 긴장감에 피곤해지거나 단조로운 말의 연속에 싫증이 날 것입니다. 냄새에 곧 마비되어버리는 취각처럼 청중은 긴 자극에 대하여 인내성이 없습니다. 이야기도 한줄기로 본 이야기에만 몰두하지 말고 옆길로 나가기도 하면서 목적지에 닿았을 때 만족감을 느낄 수 있게 짜였으면 합니다.
스피치의 길이에 따라 적당한 가지와 잎을 만든다면, 이야기가 옆을 나가더라도 반드시 본줄기에 돌아올 수 있고, 그러기 위해서는 개조로 쓴 메모를 이용하여 계획한 줄기와 가지와 잎의 원고를 준비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