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법의 기술/화법의 기술

2, 화법은 실황 중개이다.

간천(澗泉) naganchun 2010. 10. 9. 06:10

 

2, 화법은 실황 중개이다.

 

 

산불 화재로 낙산사가 불에 탄 일이 있습니다. 이 말을 남에게 말할 때에 두 가지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낙산사가 산불에 탔는데, 칠층석탑은 타지 않아서 다행이었습니다.”라고 말하는 방법과

“장말로 놀랐습니다. 불에 타버렸어요. 낙산사가. 국보인 칠층석탑까지 타서 쓰러졌다면 큰일이었지요.”라고 말하는 방법입니다.

듣고서 어느 쪽이 더 놀라게 합니까?

지성에 호소하는 논문이 아니라 화법은 청중의 마음 곧 감정을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런 것은 어떨까요.

“어제 지갑을 지하철역 매표기 앞에 두고 잊었습니다. 서둘러서 가보니까 제자리에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많아서 누가 가져가지는 않았지만, 저도 곧잘 이런 실수를 저지르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하고 말하는 것과

 

“저도 나이가 든 것입니다. 잊어버리는 것이 많아요. 어제는 깜짝 놀랐습니다. 전차를 타려했는데 없어졌습니다. 지갑이 말입니다. 차표를 살 때에는 틀림없이 있었습니다. 서둘러서 계단을 뛰어 내려갔습니다. 매표기 앞에 보니까 있었습니다. 나의 지갑이 말이에요. 기뻤습니다. 애인을 만나는 것보다 기뻤습니다. 그런데 개찰구를 지나버렸지요. 인간의 욕심이지요. 이렇게 되면 겨우 500원도 아까운 것입니다. 나는 생각 없이 소리쳤습니다. 조금 미안합니다. 그 지갑 내 것입니다. 부탁합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는 아무도 훔칠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다행이었습니다. 그래도 큰일입니다. 내 기억력은 말이지요. 그 후로는 내가 나를 신용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어떻습니까? 어느 쪽이 재미가 있습니까.

 

여기에 화법의 중요한 코스가 있습니다.

예로 든 두 가지 전달 방법의 다름은 분명합니다.

재미가 없는 쪽은 <설명문>이고, 마음이 움직이는 쪽은 <실황 중개문>입니다.

 설명은 지성에 호소하여 이해를 구하는 형식이지만, 실황중개문은 사실을 묘사하여 감정을 전달하는 형식입니다.

정확하게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설명회의 경우는 별도로 하고 마음을 끌게 하려는 화법이라면 조금이라도 청중의 감정이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됩니다.

 

<스피치는 설명이 아니라 실황 중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