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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한 한국 원숭이’의 멸종위기

간천(澗泉) naganchun 2012. 12. 10. 17:52

 

‘영리한 한국 원숭이’의 멸종위기

 

 

이크!

앞으로 한 달이면 사라진다. 없어진다고 한다. 아니 없앤다고 한다.

나의 매일의 일상의 주소가 바뀌지 않을 수 없게 되어버렸다. 통보가 왔다.

 

나의 메일 송수신 통로는 견고할 줄 알았었는데... 아무렇지도 않게 사라지려 한다.

‘똑똑한 한국 원숭이(야후 코리아)’가 사라진다고 한다.

 

나는 2000년부터 야후메일을 사용하고 있었다. 회사의 메일 계정이 있어도 나는 기본적으로 야후 메일 한 곳을 통해서 송수신을 해 왔다. 그런데 2012년 12월 31일부로 야후코리아가 없어진다고 한다. 이게 무슨 일인가? 모든 야후! 코리아 제품과 서비스, 컨텐츠는 2012년 12월 31일 중단될 예정입니다. “012년 12월 30일까지 조치를 취해주시기 부탁 드립니다.”라는 메일이 온 것이다.

 

다음은 메일의 주요 내용이고 < > 안에는 그에 따른 나의 푸념이다.

 

아시다시피 야후!는 10월에 올해 말 한국 비즈니스를 종결할 예정임을 발표했습니다.

<나는 몰랐다. 매일 야후포털로 들어가면서도 몰랐다.>

 

지난 15년 이상 여러분들께 즐거움과 유쾌한 온라인 경험을 드린 것은 저희에게 영광이었으며 저희도 매 순간 이를 즐겨왔습니다.

<나도 그렇다. 십 수 년을 아침마다 다니는 곳이었는데,,,, 인터넷 포털은 야후로 시작하여 야후로 맺었었다. 그런데 이렇게 없어지다니?>

 

그러나 한국 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의 비즈니스는 지난 몇 년간 야후!의 비즈니스 성장을 어렵게 하는 도전과제에 직면해 왔습니다.

<이해한다. 그렇게 기라성 같은 기업들도 무너지는 판에... 진짜로 거대한 지각변동이 따로 없다. 판이 바뀌고 있는구나! 나는 그 아이스 에이지, 공룡시대처럼 얼음이 깨지는 것도 모르고 무대가 바뀌는 것도 모르고 ‘멍’하니 있는 꼴이다>

 

야후!는 야후! 코리아의 제품, 서비스 및 컨텐츠들이 2012년 12월 31일자로 중단될 것임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한국 서비스를 지원하는 고객지원팀도 12월 31일에 역시 종료됩니다.

<알았어요. 시키는 대로 할 께요. 그동안 댁네 메일 잘 사용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다른 메일로 바꾸면 되지요. 그런데 참으로 귀찮은 작업이구만.. 허나 이제 새 시대라고 생각하고 이전 것들 다운 받거나 해두지 말고 아예 쏵 다 버리고 잊어버리고 새롭게 출발할까나? 아쉬워말고. 그리 중요한 자료도 없는데 뭐.. 몇몇 중요한 곳에만 내 주소가 바뀌었다고 알려주지 뭐..그나저나 댁들은 일할 곳 알아보신 건지요? 직원들도 착잡한 심정이겠습니다. 그래도 깔끔하게 미련두지 말고 정리할 수 있으니 ‘종결’ 도 때론 정말 신선한 자극이 될 듯 싶습니다요!! 힘내세요! 유능한 분들이니 다들 좋은 곳에서 열정을 불사르게 되겠지요.>

 

야후!의 주요 서비스들과, 그 서비스들이 어떻게 종료되는지 그리고 글로벌 서비스가 가능한 특정의 서비스들에 있어서 여러분들이 원하신다면 미국 Yahoo! Inc.의 상응하는 서비스로 이전하실 수 있도록 어떻게 도와드릴 수 있는지 아래에서 자세하게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아니요. 그냥 다 버리고 새로운 거처로 옮길랍니다. 야후가 처음 생겨났던 시절이 생각납니다. 성공신화처럼 여겨지던 그 기업의 태초를 생각해봅니다. 지속가능한 발전의 유효기간에 대해서 생각해봅니다. >

-----------------> 일단, 여기까지. 뒤에는 다양한 이전 방법이 나옴(생략)

 

2012년 달력 한 장 남았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12월 31일까지 줄기차게 야후메일을 사용해야지. 그 마지막에 어떤 식으로 마감이 되는지 보기 위해서라도. 어떤 식으로 인터넷상에서 사라지는지, 열리지 않게 되는지 제야의 종소리 듣는 순간까지 지켜보고 싶다. <e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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