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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감상/중국 한시

臨洞庭(임동정)

간천(澗泉) naganchun 2011. 1. 10. 06:40

 

臨洞庭(임동정)

 

 

당/唐 맹호연/孟浩然

 

 

-동정호에서-

 

팔월의 호수는 잔잔한데

허공을 머금어 하늘인지 땅인지

운몽의 연못에 안개 자욱하고

파도는 출렁여 악양성을 깨뜨릴 듯

건너려 하나 배도 없고 삿대도 없고

한가로운 삶은 성군께 부끄럽구나.

조용히 앉아 낚시꾼을 바라보니

부질없이 어부의 마음이 부럽구나.

 

八月湖水平(팔월호수평)

涵虛混太淸(함허혼태청)

氣蒸雲夢澤(기증운몽택)

波撼岳陽城(파감악양성)

欲濟無舟楫(욕제무주즙)

端居恥聖明(단거치성명)

坐觀垂釣者(좌관수조자)

徒有羨魚情(도유선어정)

 

*동정호(洞庭)-동정호. 장강에 원강과 상강이 합류하는 곳인 호북성에 접경한 호남성에 있는 중국 오대 호수 중 가장 큰 호수. *허(虛)-하늘. *대청(大淸)-하늘. 도교에서는 하늘을 옥청(玉淸), 상청(上淸). 대청(大淸)으로 나누어 가장 높은 곳이 대청이다. *운몽택(雲夢澤)-강남에 있는 몽택(夢澤)과 강북에 있는 운택(雲澤). 지금은 육지이지만 옛날의 동정호 북안 일대의 낮은 연못과 늪지대를 말한다. *단거(端居)-평상시 흐리멍덩한 생활. *성명(聖明)-천자의 은덕. *좌(坐)-어쩐지 모르게 라는 뜻. *선어정(羨魚情)-어부의 마음이 부럽다는 것으로 벼슬을 하고 싶은 마음. *평(平)-평탄하다. *함(涵)-젖다. 잠기다. *혼(混)-섞다. *기(氣)-기운. *증(蒸)-김. 증기. *운(雲)-구름. *몽(夢)-꿈. *택(澤)-못. *감(撼)-서운하다. *악(岳)-고개. *즙(楫)-노. *제(濟)-건너다. *단(端)- *거(居)-살다. *치(恥)-부끄럽다. *성(聖)-성인. 천자. *좌(坐)-앉다. *관(觀)-보다. *수(垂))-드리우다. *조(釣)-낚시. *도(徒)-무리. 헛되다. *선(羨)-부럽다. *어(魚)-고기. *정(情)-정. 뜻.

 

감상

 

8월의 동정호는 물이 가득 차서 끝없이 평평하게 펼쳐져 있다. 호수 물에 가장 높은 하늘이 잠겨서 하늘과 물이 섞여있다. 수증기가 펴 올라와서 운몽의 연못에 자욱하다. 밀려오는 파도는 악양성을 흔들어 움직일 듯하다. 하고 동정호의 경관을 읊고 있다. 그리고 이 넓은 호수를 배를 타고 건너고 싶으나 배도 없고 삿대도 없다. 의욕은 있으나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일없이 흐리멍덩하게 놀고만 있으니 천자의 덕에 부끄러움을 감출 수 없구나. 낚시를 드리운 사람을 보고 있노라니 그저 고기를 낚는 어부를 부러워하는 마음뿐이로구나. 무엇인가 일을 하는 벼슬길이 부럽구나 하고 스스로를 자책한다.

전반 4구에서는 거대한 동정호의 경관이 그려져 있다. 특히 3, 4구는 두보의 <등악영성(登岳陽城)에서 읊은 “오초동남탁(吳楚東南柝)하여 건신일야부(乾伸日夜浮)” 곧 “오나라와 초나라가 동남쪽에 갈라졌고, 하늘과 땅이 밤낮으로 떠 있다.” 하는 구절과 함께 동정호의 절경을 읊은 절창이라고 평가되고 있다. 3구에서는 수증기가 펴오르는 것을 위로의 움직임으로 표현하였고, 4구에서는 악양성을 흔들어 움직일 것 같은 파도를 옆으로의 움직임으로 보고 그야말로 동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후반 4구에서는 드넓은 동정호를 보면서 자신의 마음이 편치 않음을 읊고 있다 곧 호수를 건너고 싶으나 배도 삿대도 없다 함은 자신에게는 세상을 헤쳐 나갈 만 한 힘이 없음을, 그리고 하는 일없이 지내고 있는 자신이 이 태평성대를 이룬 천자에게 부끄럽다고 자탄하며 낚시를 드리우고 있는 어부가 부럽다고 벼슬길에라도 나서고 싶은 심경을 읊고 있다.

 

작자

맹호연(孟浩然)(689-740)

 

당나라 성당기의 시인이다. 자는 호연(浩然), 양양(襄陽)(호북성/湖北省) 사람이다. 과거에 급제하지 못하고 각지를 방랑하다가, 고향인 양양 교외인 녹문산(鹿門山)에 은거했다. 40세에 수도 장안에 올라가서 왕유(王維), 장구령(張九齡) 등과 같은 조정의 문인들과 교분을 맺으며 시적 재능을 발휘하였으나 벼슬길에는 오르지 못했다. 한때 장구령을 따라가서 형주종사(荊州從事)가 되기도 하였으나 곧 사퇴하고 낙향하였다.

시풍은 현실 도피적인 사상이 도연명과 사령운(謝靈運)의 산수, 전원시의 전통을 이어 발전시킨 산수파의 사상적 기초가 되었다. 벼슬에 뜻을 두면서도 방랑과 은둔으로 생애를 마감한 불운한 시인이지만 시에서 전원과 특히 산수를 노래한 시가 많은데, 평담(平淡) 청아(淸雅)한 맛을 풍겨 왕유와 병칭되어 <왕맹(王孟)>이라 일컬어지기도 하였다. 그러나 자연 속으로 자신을 몰입시키는 불교적인 왕유와는 달랐다. 중당 시대의 위응물(韋應物)), 류종원(柳宗元)과 함께 <왕맹위류(王孟韋柳)>라고도 칭해졌다. <맹호연집(孟浩然集)> 3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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