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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월요단상

비(雨)가 오시다!

간천(澗泉) naganchun 2012. 7. 2. 05:11

 

비(雨)가 오시다!

 

 

드디어 비(雨)가 오셨다. 단비 (甘雨)가 내린다. 꼭 필요할 때 알맞게 내리는 비다.

지금 오는 비는 정말로 달콤하다. 일본어로 비는 비 ‘우(雨)’ 자를 써서 ‘아메(あめ)’라고 한다. ‘아메’는 그 소리대로 하는 단어에 ‘사탕’이라는 것도 있다. 사탕처럼 달콤한 비가 내리고 있다.

 

염전을 운영하는 분들은 요즘 햇빛이 쨍쨍하니 소금이 잘 만들어져서 좋다고 한다.

농사짓는 사람들에게 비(雨)는 절대불가결의 超VVIP다.

어디 농사일 뿐인가? 우리네 생활은 비(雨)가 없이 안 된다. 태양의 힘만으로는 도저히...

농경사회에 있어 비(雨)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초현대사회라고 외치는 지금도 여전히 우리는 농경사회다.

 

비(雨)는 참 오묘한 뉘앙스를 풍기는 이상야릇한 마력을 지닌 사물인 듯하다.

그 확고부동한 정체성은 사물을 뛰어넘어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로서 자기주장을 한다.

 

대기 중의 수증기가 높은 곳에서 찬 공기를 만나 식어서 엉기어 땅 위로 떨어지는 물방울.

물방울이 지구를 적시고 인류를 살린다. 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진리에 마음이 숙연해진다.

 

비(雨)가 실컷 내려주면 좋겠다.” 고 여기저기서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린다. 농사 때문에, 과일 야채 값이 올라서 등등 소망을 품은 하소연들을 뿜어낸다.

그런데 한꺼번에 퍼붓는 비(雨)는 쓸려 내려가 버리므로, 촉촉이 내려주어야 생물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어느 농가 어르신의 이야기도 들었다.

 

우리나라는 보통 비(雨)를 내린다고도 하지만 비(雨)가 온다는 표현을 쓴다. 단비로 온 이 비(雨)가 적당히 꼭 필요할 만큼만 내려주기를 바랄 뿐이다.!

 

그렇게 수도꼭지 틀면 자기 마음대로 조절 할 수 있을 정도로 마음대로 되는 물이 아니다. 우리는 물을 물로 본다. 물을 물로 보지 말자.

 

비(雨) 맞은 장 닭 같다.’는 속담이 있다. 득의양양하던 사람이 맥없이 풀이 죽은 모양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우리가 그렇게 될지 모른다.

 

먼지나 쓰레기를 쓸어 내는 기구에 ‘비’라는 것도 있다. 똑같은 발음의 우리말이다. 비(雨)가 비를 사용하게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우주 행성을 다 준다 해도 ‘물이 없는 행성은 싫다’는 지구인들에게 비(雨)는 어떤 의미인가?<e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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