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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감상/한국한시

詠雲詩(영운시)

간천(澗泉) naganchun 2009. 12. 28. 04:18

 

詠雲詩(영운시)

 

 

고려-李承休/이승휴

 

 

-구름-

 

한 올 겨우 솔솔 진흙에서 나오더니

동서남북 그 어디나 가로세로 퍼지도다.

행여 큰비 되어 타는 낟알 살릴까 했더니

부질없이 중천에 떠서 해와 달만 가리누나.

 

一片纔從泥上生(일편재종니상생)

東西南北便縱橫(동서남북편종횡)

謂爲霖雨蘇羣枯(위위림우소군고)

空掩中天日月明(공엄중천일월명)

 

*편(片)-조각. *재(纔)-겨우. *종(從)-따르다. 쫓다. *니(泥)-진흙. *편(便)-편하다.

*종(縱)-세로 늘어지다. *횡(橫)-가로. *위(謂)-이르다. 말하다. *소(蘇)-소생하다.

*군(羣)-무리. *고(枯)-마르다. *엄(掩)-가리다.

 

감상

 

진흙에서 솔솔 피어난 구름이 동서남북을 마음대로 왔다 갔다 하는구나. 어쩌면 큰비가 되어서 마르는 곡식을 살리리라 생각했는데, 부질없이 중천을 가리어서 해와 달마저 가리는 구나.

조정의 간신들이 마음대로 아첨하여 해와 달 같이 광명으로 이끄는 좋은 정책을 방해하는구나. 하는 풍자가 섞인 시이다. 고려 충렬왕 때 어사대부로서 충간을 하다가 조정에서 밀려나 평생 초야에 묻혀 산 고고함을 표현하고 있다.

 

작자

이승휴(李承休 1224~1300)

 

고려 후기의 문신·학자이다. 자는 휴휴(休休), 자호(自號)는 동안거사(動安居士)이다. 경산부 가리현(京山府加利縣) 사람으로 가리 이씨(加利 李氏)의 시조이다.

고려 고종 때에 과거에 급제하여 벼슬이 감찰어사에까지 이르렀다. 그러나 세상에 뜻이 없어 강원도 삼척 두타산(頭陀山)에 들어가서 몸소 밭 갈며 부모를 봉양하였다. 그 후 조정에 불리어 나가 어사대부가 되었으나 충언을 하다가 밀려나서 고향으로 낙향하여 <제왕운기(帝王韻紀)>를 짓고 77세에 타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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