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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감상/한국한시

山 寺 夜 吟(산사야음)

간천(澗泉) naganchun 2009. 10. 24. 15:12

 

 

 山寺夜吟(산사야음)

  

 

 

 조선-정철/鄭徹

 

 

  -산사에서 밤에 읊다-

 

  우수수 나뭇잎 지는 소리를

  빗소리로 잘못 알고

  중을 불러 나가 보게 했더니

  시내 건너 나무에 달이 걸렸다네.

 

  蕭蕭落木聲(소소낙목성) 

 錯認爲疎雨(착인위소우)

  呼僧出門看(호승출문간) 

 月掛溪南樹(월괘계남수)

 

*소소(蕭蕭)-나뭇잎 흔들리는 소리. *착(錯)-섞이다. *인(認)-알다. *소(疎)-성기다. 트이다. *호(呼)-부르다. *승(僧)-중. *계(溪)-시내. *괘(掛)-걸다.

 

감상

 

어느 가을밤 숲 속 절에 머물렀는데, 우수수 낙엽 지는 소리를 비 떨어지는 소리로 잘못알고, 중을 불러 비가 오나 나가 보라 했더니, 중은 말하기를 시내 건너 나무에 달이 걸렸다고 한다.

산사는 얼마나 고요했을까. 낙엽 지는 소리가 빗소리로 들렸으니. 아니면 시인의 마음에 무슨 시름이 깊어서 늦도록 잠을 이루지 못하였던가. 비는 아니 오고 맑은 하늘에 달이 뜬 것을‘시냇가 남쪽 나무 가지에 달이 걸렸다.’라고 표현하여 청징한 가을밤의 정경을 그려냄으로써 산속 가을밤의 서정을 느끼게 한다.

 

작자

 

정철(鄭澈)(1536-1593)

정철 송강은 1536년 12월 서울 장의동에서 부친 정유침과 모친 죽산 안씨 사이에서 4남 2녀중 막내로 태어났다. 큰누나가 인종의 귀인이었고 작은 누나가 계림군의 부인으로 어려서부터 동궁에 출입하면서 동갑인 명종과 친하게 되었다. 10세 때 을사사화가 일어나 매형이 피살되고 아버지가 유배되는 등 가계가 몰락한다. 이런 환경 때문에 유년 취학이 어려워 16세가 돼서야 공부를 시작했는데 부친이 석방돼 담양 창평으로 내려오면서 부터였다. 16년이나 공부를 못한 송강은 여기서 10년간 임억령. 김인후. 기대승 등에게 수학하여 생애 중 가장 행복하고 즐거운 시절을 보내게 된다. 창평에서 수련기를 거친 송강은 1561년 26세 때 진사시에 일등하고 이듬해 문과 별과에 장원, 제2의 인생을 열었다. 첫 관직은 성균관 전적이었고 이어서 경기도사(30세), 이조정랑(33세), 홍문관 전한(38세), 좌의정에 오르면서 파란만장의 쓰라린 고역을 겪게 되고 기구한 세월을 지내게 된다.

이런 벼슬을 지내는 동안 동서분쟁은 날로 격화되었는데 송강은 서인파의 거두가 되어 동인세력과 맞붙어 여러 번 파직, 유배를 당한다. 45세 때인 1580년 강원도 관찰사로 부임 훈민가 16수, 최초의 가사 관동별곡 등을 지었고, 1581년 노수신에 대한 응지를 지은 것이 화근이 되어 관직에서 물러나 창평에 돌아왔다.

4년 후 송강은 예조참판, 대사헌 등을 거치면서 큰아들 기명이 요절하자 고향에 가 있었는데 10월에 정여립이 모반했다는 소식을 듣고 서울로 달려와 선조에게 비밀로 차자를 올렸다. 선조는 이와 같은 위기에 일신의 안일을 돌보지 않고 행동한 정철을 충절이라 칭찬하고 우의정을 제수해 정여립 모반의 주모자 최영경을 옥에 가두었다.

그러나 56세 때 세자 책봉 문제가 일어나자 송강은 광해군을 추대하다가 양사의 탄핵을 받고 파직, 명천으로 유배되었다가 곧 진주로 이배, 또다시 강계로 옮겨졌다. 이듬해인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 국난을 당하게 되자 소소한 일로 집안싸움을 할 때가 아니라 해서 정철에 대한 방석론이 일어나 5월에 소환되었다.

이에 감격한 송강은 선조를 평양 행재소에서 배알하고 의주까지 호송하였다가 9월에 호남의 체찰사가 되어 남하했다. 1593년 엄지를 받들어 사은사로 명나라에 갔다가 11월에 돌아와 보니 남인들이 그를 공박 모함하여 벼슬을 그만 두고 강화으 송정촌으로 물러나 울분과 빈한 지병으로 고생하다가 향년 58세인 1593년 12월 18일 파란 많은 일생을 마쳤다.

당쟁의 와중에 개성이 뚜렷하여 불우한 일생을 살다간 선비였으며, 1623년에야 김장생이 신원을 청하여 1684년 관직이 내려지고 1665년 3월 고양에서 충북 진천의 지장산에 천장되고 1648년 담양 창평의 송강서원 별사에 제향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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