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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감상/중국 한시

尋隱者不遇(심은자불우)

간천(澗泉) naganchun 2010. 1. 25. 05:17

 

尋隱者不遇(심은자불우)

 

 

당/唐 賈島/가도

 

 

--은자를 찾았으나 만나지 못해--

 

소나무 아래서 동자에게 물으니

말하기를 스승님은 약을 캐러 가셨다 한다.

다만 이 산 속에 계시겠지만

구름이 깊어서 계신 곳을 알 수 없구나.

 

松下問童子(송하문동자)

言師採藥去(언사채약거)

只在此山中(지재차산중)

雲深不知處(운심부지처)

 

 

*심은자불우(尋隱者不遇)-은자를 찾았으나 만나지 못하다. *심(尋)-찾다. *은자(隱者)-학식이 높으면서도 벼슬하지 않고 세상을 피해 숨어사는 사람을 가리킨다. *동자(童子)-은자의 심부름하는 어린 아이. *언(言)-말하기를 *채(採)-캐다. *약(藥)-약. 약초 *지(只)-다만. *재(在)-있다. *차(此)-이. *운(雲)-구름. *심(深)-깊다. *운심부지처(雲深不知處)- 구름이 깊어 스승이 계신 곳을 알지 못한다. *운심(雲深)-구름이 깊다란 말인데 은둔 생활을 암시한다.

 

감상

 

소나무 밑에서 은자의 심부름하는 동자에게 너의 스승님은 계시는가 하고 물으니, 동자가 대답하기를 우리 스승님은 약초를 캐러 산에 가셨는데, 지금쯤 이 산 속에 계실 터이나, 구름이 깊어서 계신 곳을 알 수는 없다고 한다. 은자는 불로장수의 선약을 캐러 갔을 터이고, 선약을 캐려면 언제 돌아올지도 알 수가 없을 것이다. 소나무와 깊은 구름은 은자의 은둔 생활을 상징하는 말이다. 소나무 밑 깊은 구름 속에서 사는 은자는 세속의 사람에게서는 볼 수 없는 높은 기품을 지니고 있어서 깊은 구름 속에 감추어져서 볼 수 없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럽다고 할 수 있다. 찾아갔으나 만날 수 없다는 데에 묘미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작자

가도(賈島)(779-843)

 

당나라 중당기의 시인이다. 자는 낭선(浪仙), 범양(范陽(하북성/河北省) 사람이다. 여러 차례 과거에 응시하였으나 실패하고, 중이 되어 무본(無本)이라 불렀다. 811년에 낙양(洛陽)에서 한유(韓愈)와 교유하면서 환속하여 진사에 급제하여, 관직을 역임하고 843년에 병사했다. 극히 빈한한 생활을 하였다 하는데, 죽고 나서 보니 병든 나귀와 낡은 금(琴) 하나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한다. 그는 칠언율시에 뛰어난 작품을 남기고 있는데, 백거이(白居易), 원진(元稹) 등의 평이하고 통속적인 시풍에 반발하여 “2구를 3년에 얻고, 한 번 읊어서 두 눈에서 눈물 흘린다.”고 스스로가 말하듯이 그는 한 글자, 한 구절도 소홀히 하지 않고 고음(苦吟)을 거듭하여 쌓아올리는 시풍이었으므로, 유명한 <퇴고(推敲)>의 어원이 된 <조숙지변수,승고월하문(鳥宿池邊樹,僧敲月下門)>의 일화는 그의 창작 태도에서 생기게 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북송(北宋)의 시인 소식(蘇軾)은 가도와 같은 시대에 활동한 시인 맹교(孟郊)와 더불어 “맹교는 차고, 가도는 메마르다.”(교한도수(郊寒島瘦)라 평한 것처럼 풍족한 정서는 결핍되어 있지만, 서정적인 시는 매우 세련되어 세세한 부분까지 잘 묘사되어 있다. 작품으로 시집 <가랑선장강집(賈浪仙長江集)> 10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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